보속의 공부를 마치고,
장소화의 시간에 마당의 흙을 파고 잘생긴 돌을 세워 정원의 꼴을 만들어갔습니다.
이제 시작이고, 더 많은 장소화의 노동이 필요하겠지요.
잠시의 노동 후 식사를 하고, 차를 마시면서
우리는 좀 더 사소해질 수 있습니다.
비록 보잘 것 없을지라도 따뜻합니다.
단단한 공부의 그늘에서 정서는 오래 머물지 못하지만 공부가 조금씩 길을 내듯,
정서도 어떤 곳에서는 고이게 마련입니다.
다만 흘러가도록 합니다.
닿을 수 있는 곳에서 위로가 되고 그리움이 되어도 좋으니
조심스럽게 천천히 길을 만듭니다.
숙인재의 옥상에 누워 별을 바라보게도 될 것이고,
고무줄 놀이를 할 수 있게도 될 것이고,
아, 떨어지는 별똥별이라니요.
대나무잎이 바람에 서걱이는 소리가 들리는 듯 합니다.
k님의 구상(構想)에 차분히 마음을 들이고 바라봅니다.
보이지 않던 것을 보게 되고 말해 질 수 없는 것을 말하여 봅니다.
우리의 거리가 가까워지지 않았다고 해도,
어떤 힘으로 땅에 발을 딛고 걸을 수 있다면
그곳으로 걸어가 보겠습니다.
그대들이여, 돌아서지 마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