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은 의미를 가지지 않는다. 말은 의미가 <되는> 것이다.
(ことばは意味を持たない、それは意味と<なる>のである。)
노마히데키野間秀樹, <한글의 탄생ハングルの誕生> 51
제가 선생님 강연장에서 “사전을 뒤적이는 죄 없는 시간”을 처음 들었을 때 저는 그 말을 몰랐습니다. 모르는 말이었으니 의미가 없었습니다만, 아, “죄 없는 시간”이라니, 그 말을 듣는 순간, 그 말은 제게 깊은 화인(火印)을 남겼습니다. 그 불/말의 흔적은 진실에 근접하는 미적 감수성을 겪은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그로부터 십년을 넘는 동안, 모르는 말을 붙잡고, 헤아릴 수 없이 사전을 뒤적거리면서 저는 이 말, “사전을 뒤적이는 죄 없는 시간”을 적확하게 알아가고 있습니다. 우수수한 자득(自得)은 그 말을 들었기에 가능했습니다. (392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