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당 생각
이번 총선 비례대표에 녹색당을 찍었다.
우이동에서 녹색당을 찍는 사람들이 몇 명이나
될까, 그들의 얼굴을 상상하면서 내가 취할 수
있는 가장 예쁜 손짓으로 그렇게 했다.
숙갱(양갱)이란 걸 만들어 팔았다. 넘치는 빛으로
물들었으므로, 그래서 조금 명랑해진 것만
같았고, 그래서 조금 넉넉해진 것 같았기 때문에.
그런데 숙갱을 만들면서 내게 고민이 생겼는데
그건 쓰레기 문제였다. 밤다이스 통조림 통과
양갱을 만들어 포장하는데 쓰이는 포장지를
생각하니 내가 저지르고 있는 이 사태를 감당할
수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내가 할 수 있는 건 일시정지였다. 더이상
숙갱을 만들지 않고, 필요한 때만, 차를 사야하는
때가 닥치면 만들어 팔자고 다짐했다. 명절 때라든가.
그리고 총선이 다가왔고, 나는 사표가 될 줄
알면서 녹색당을 찍었다. 언제나 망하는 길을
선택할 수는 없으되(없다, 나는 내가 망하는
사람이 될 수 없음을 확신한다) 그렇게 했다.
그러니까 꼴랑의 힘으로 꼴랑 살아가는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가끔 부려보는 패배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