レモン哀歌
高村光太郎
かなしく白くあかるい死の床で
わたしの手からとつた一つのレモンを
あなたのきれいな歯ががりりと噛んだ
トパアズいろの香気が立つ
その数滴の天のものなるレモンの汁は
ぱつとあなたの意識を正常にした
あなたの青く澄んだ眼がかすかに笑ふ
わたしの手を握るあなたの力の健康さよ
あなたの咽喉(のど)に嵐はあるが
かういふ命の瀬戸ぎはに
智恵子はもとの智恵子となり
生涯の愛を一瞬にかたむけた
それからひと時
昔山巓(さんてん)でしたやうな深呼吸を一つして
あなたの機関はそれなり止まつた
写真の前に挿した桜の花かげに
すずしく光るレモンを今日も置かう
淸溪白石絶紛囂
高閣登臨倚半霄
老釋汲來欄外水
金剛秋色落吾瓢
金道徵 <金剛山山影樓>
말들이 돌아오는 시간
나희덕
말들이 돌아오고 있다
물방울을 흩뿌리며 모래알을 일으키며
바다 저편에서 세계 저편에서
흰 갈기와 검은 발굽이
시간의 등을 후려치는 채찍처럼
밀려오고 부서지고 밀려오고 부서지고 밀려오고
나는 물거품 속으로 걸어 들어간다
이 해변에 이르러서야
히히히히힝, 내 안에서 말 한 마리 풀려나온다
말의 눈동자,
나를 잠시 바라보더니 파도 속으로 사라진다
가라, 가서 돌아오지 마라
이 비좁은 몸으로는
지금은 말들이 돌아오는 시간
수만의 말들이 돌아와 한 마리 말이 되어 사라지는 시간
흰 물거품으로 허공에 흩어지는 시간
秋雲嶺
qiūyúnlǐng
唐 劉長卿
táng liúchángqīng
山色無定姿
shānsèwúdìngzī
如烟復如黛
rúyānfùrúdài
孤峰夕陽後
gūfēngxīyánghòu
翠嶺秋天外
cuìlǐngqiūtiānwài
雲起遙蔽虧
yúnqǐyáobìkuī
江回頻向背
jiānghuípínxiàngbèi
不知今遠近
bùzhījīnyuǎnjìn
到處猶相對
dàochùyóuxiāngduì
◉ 黛(대): 눈썹 그리는 먹
◉ 蔽虧(폐휴): 모자란 곳을 덮어 감추다
◉ 翠嶺(취령): 비취빛 푸른 산마루
출처: 『하루 한 수 한시 365일』, 이병한 엮음, 궁리, 2015, 22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