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속속에서는 K 선생님의 신간인 『적은 생활 작은 철학 낮은 공부』 중 1장을 공부하였습니다. 서문을 통해 공부의 밑절미로서의 생활이되, ‘적은 생활’을 통해 ‘제 이름을 가진 사유의 방식’인 ‘작은 철학’을 일구어나가는 ‘낮은 공부’의 전망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또한 선생님께서 강의 중에 인용하신 구절들의 의미를 따라가노라니, 모든 구절들이 下學上達(하학상달)이라는 하나의 소실점을 향해 모아지고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대학 시절, 철학함이란, 이미 안다고 ‘생각’하는 단어들의 의미를 ‘정확하게’ 아는 것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의 그 모호함과 낯섦에서 벗어나, 오늘, 새로이 알게 된 ‘개념’들로, 우리의 공부가 지향해야 하는 길, 나의 존재로 타인을 도울 수 있는가를 묻는 그 존재론적 개입과 비평의 길을 향해 뚜벅뚜벅 나아갈 수 있다는 희망을 얻습니다.
그 희망의 길을 안내하는, 안다고 ‘생각’했던, 하지만 새롭게 다가오는 다음 문장들과 한자어들의 의미를 새겨보려 합니다.
* 자기만의 생활양식이 있어야 학인입니다. (K 선생님)
* 내향적 정교화(생활에 중요한 공부가 아니라 말의 탑-인식론적 공부-을 만드는)를 피하세요. (K 선생님)
* 인간의 공부길은 더 이상 내용이 아니지 않겠는가. 정신이 자라는 것조차 어느 정도 형식의 문제입니다. (K 선생님)
* 인간의 전체성을 인식하고 공부, 수행성, 習을 통해 ‘되어가는 공부’가 되도록 하세요. (K 선생님)
* 事上鍊磨(사상연마) : 자기의 맡은 바 일을 하면서 자신을 연마하고 단련한다. 특히 리비도 관계에 있는 사람들 속에서 자신을 수련한다.
* 體得(체득) : 몸소 일을 하면서 도를 터득한다.
* 言近指遠(언근지원) : 말은 쉬우나 그 속뜻은 깊고 오묘함
* 道心惟微(도심유미) : 남이 보지 못하는 미세한 것을 볼 수 있는 공부
* 君子之道 辟如行遠必自邇 辟如登高必自卑(군자지도 비여행원필자이 비여등고필자비)
높은 곳을 오르려면 반드시 낮은 데로부터 함과 같다.
* 下學上達(하학상달) : 인식론적 차원, 도그마화한 윤리적 차원의 공부가 아니라, 사람에 대한 관심, 책임을 향한 공부를 지향함. 그러므로 上達조차 그 현재를 대하는 방식, 그 현재에 응하는 방식일 수 밖에 없음. 생활 속에서 미세한 이치를 발굴해 내고 가장 낮은 자리에서 출발하여 정신이 커집니다.
* 近思(근사) : 높고 먼 이상보다 자기 몸 가까운 곳을 생각함과 더불어 우선 현재를 살아내는 일
* 活在當下(활재당하) : 먼 것이나 먼 미래가 아니라 바로 지금 이 곳에 사는 것
* 物應事辯(물응사변) : 지금 그리고 여기에서 바로 응할 수 있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