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소 당일, 선생님께서 준비해 주신 청소에 관한 여러 나라의 문장들, 둘러앉은 식탁,
그리고 천연 염색한 커튼을 사진에 담았습니다.
부득이 늦게 합류한 탓에,
동학들에게는 어떤 장면이 기억되고 있는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숙인 ㅁㅇ씨가 앞서 일분담을 해주었지요. 베란다의 평상을 옥상으로 올리고, 창틀과 창문을 닦고,
화장실을 깨끗이 하고, 주방을 말끔히 치우고, 차방 사물들을 매만지고,
현관을 단정히, 그리고 곧 더워질 날씨를 대비하며 에어컨과 선풍기를 청소하였습니다.
멀리서, 청소하는 이들의 저녁 식사에 마음을 보태 준 이가 있어 풍성한 식탁이 마련되기도 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치자 열매로 커튼을 염색해 주셨는데,
유난히 곱게 물든 커튼이 <금시암> 차방을 밝히고 있어요.
대청소를 마친 후 차담(茶談)에서 한 숙인이, 지난 장강 이후
<누린다>에 대하여 생각이 이어지고 있다는 말을 꺼내었습니다.
이에 응하여, 선생님께서 '누린다'에 관해 설명해 주신 내용의 일부를 옮겨 적어 봅니다.
"<장숙>은 가장 기본적인 차원의 느낌(feeling)에서는, '누림의 공동체'입니다.
각자가 얼마나 누림에 동참하고 있는가, 우리 만남을 좌우하는 실질적인 데이터지요. 누린다는 것은 온전히 내 것이기에,
죽어서까지 가지고 갈 수 있는 것이 아닌가 해요. 그러나 누리려면 저마다 준비가 필요합니다."
누림의 순간이 그날 그리고 오늘도,
오롯이 빚어지고 있기를.
다들, 고생하셨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