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회 속속 복습 문장 모음

by 유재 posted Dec 04,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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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회 속속 복습 문장 모음

 

1.1. 임ㅁ애

역사를 기록한다는 것, 안다는 것, 그것을 반면교사 삼아 더 나은 현실로 나아간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이것은 진실의 문제와 맞닿아 있으면서도 생활과도 곧바로 연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더욱 고민스러운 문제일 것입니다. 근대의 역사가 우리에게 억압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그 배경에도, 그러한 고민이 어느 정도는 그 지분을 차지하지 않을까 합니다. ‘친일파로 산다는 것은 무엇일지를 잘 생각해 보아야 한다’는 말씀으로 선생님은 ‘인간사’의 비극과 한계를 고민하게 하셨습니다. 기억과 증언에 의지하기에도 애매한 과거의 상황. 설령 가까운 과거라 할지라도 다는 알 수 없는 인간사의 본질적인 구조. 과연 어디까지가 친일이고 반일일까를 가르는 기준은 다수결에서 나올까요, 그 당시의 경제적 만족/불만족에서 나올까요. 또는 역사나 진실에 대한 관심과 무관심을 가르는 기준은 그 사람의 열정에서 나올까요, 아니면 그 사람의 사정에서 나올까요. 그 무엇도 확실한 답은 아닐 수밖에 없습니다. 모든 것을 명명백백하게 가려내는 것은 인간의 영역이 아닐겁니다.

한동안 이렇게 한숨과 절망의 침묵이 이어지고 있을 때, 선생님은 ‘적어도 잔인하지는 말아야 한다’는 최소한의 윤리를 상기시키셨습니다. 훌륭한 지도자가 되겠다는 어떤 헛된 꿈은 모두를 나락으로 끌고 들어갈 수 있다는 것. 그 어마무시한 힘의 무게를 모두가 인정하고 인지하고 유념하는 것이 지금으로선 최선으로 보였습니다. ‘적어도 잔인하지는 않아야 한다‘는 인간의 윤리를 세우는 것 만이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이 아닐까 싶습니다. 윤리로서 역사를 배울 수 있다면, 역사의 진창으로부터 건져낼 수 있다면, 우리는 그것을 희망으로 삼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

더불어 ‘권력의지’를 가진 자와 가지지 않은 자를 말씀하시는 선생님의 한탄 속에서, 저는 늘 그렇듯 조금 에둘러 가는 길을 떠올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권력의지’라는 그 잔인한 기질을 알아볼 눈과 그 위험한 힘을 제어할 눈이 학민과 시민들에게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 필요는 헛된 권력의지가 공약하듯이 그렇게, 빠르고 분명하게 채워질 길은 없습니다. 다만 늘 깨어있고 나아가는 한 사람 한 사람의 나아감 속에서만 가능할 것입니다.

1.2. 독하

선생님께서는 윤치호와 최남선을 일방적인 친일로 매도하는 것이 공정한 평가가 될 수 없음을 말씀하셨다. 그들이 처한 삶의 자리는 친일과 반일이 혼효된 자리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인간의 일은 매체학적 입장을 벗어날 수 없다. 이것은 공부 자리가 세속에 벗어날 수 없음에서 연원하는 자신의 어리석음과도 이어진다. 내 일상은 전반적 어리석음 속에 드물게 현명함이 번득일 뿐이므로 어찌 이들을 오롯이 친일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겠는가. 역사를 살핀 후의 비평은 죽은 자가 아닌 살아있는 자신을 향해야 한다.

1.3 연이정

권력을 가진 자의 책무는 최소 잔인하지 말아야 한다는 말씀을 역대 대통령들을 언급하시며 여러 번 강조하셨다. 몽양 선생이 지도자로서 국민 지지 1위였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정치적 신념을 성공하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기질적으로 잔인할 수 없는 자기의 신념을 지키는 것과 공동체의 좌우 합작이라는 대의를 이루기 위한 권력투쟁에서 이길 수 있는 길()은 없었을까? 이루어지지 못한 이유는 셀 수 없이 많겠지만, 그 후과는 오늘날 정치 지형에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인간의 권력 투쟁 속에서 잔인하지(폭력적이지) 않고 대화와 타협으로 이루어진 역사가 있었는지 궁금하다. 그것이 가능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2.1. 김ㅅ연

선생님께서는 적경할 때 가부좌 형식을 취하는 것은 패턴을 몸에 맞게 적용하는 예라고 설명하셨습니다. 저는 항상 다리를 좌우로 번갈아가며 꼬아서 앉는 오랜 습관이 있습니다. 걸을 때 팔자걸음이 심해 남편에게 윤석렬처럼 걷는다는 지적을 받은 적도 있습니다. 적경할 때, 걸을 때, 앉아있을 때 공부하는 사람의 패턴을 몸가짐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2.2. 유ㅅ진

선생님께서 불교에서 부처님이 명상을 취미 생활 하듯 하는 걸로 묘사하고 있다며 일종의 쉼과 같은 형식을 취하는 것인데 적경을 일상에 습화된 취미로 이해하고 꾸준히 실천하길 바란다고 당부하셨다. 나는 공부하면서 집중이 안되고 하기 싫어지는 마음이 생기면 적경을 하는데, 점점 공부한 시간 보다 적경 시간이 더 길어지고 있다.

2.3. 단빈

낮은 중심이 왜 도움이 되는가 하면, 하체 운동시 단전 호흡을 할 때와 하지 않을 때의 효용이 다릅니다. 단전 호흡은 마음을 두는 것으로, 마음을 바꿨을 뿐인데, 달라지는 겁니다. 애매한 개념은 몸을 통해 확정하는 필요합니다.

2.4. 는길

일찍이 선생님께서는 인류가 공부하는 방식은 책읽기와 집중으로 정리할 수 있다고 하시며, 이에 관하여 나름의 생각이 있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나름의 생각을 구성하던 중이라, 더욱 귀담아 듣게 되었습니다. “집중의 공부로 무엇을 하려는 것인가. 크게 보자면 창의적인 퇴행의 방식을 한 번 더 맛보는 것, 불이를 체험하는 것입니다. 진화론적 맥락에서는 인류를 소급하는 생명의 형식과 접속을 하는 실험일 수 있고, 가장 원시적인 무의식과 접촉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창의적인 퇴행은 과거로 가지만 미래로 가는 기이한 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인간들이 명상과 같은 집중의 훈련을 하면서 하고자 하는 것은, 창의적인 퇴행이라고 말할 수 있고, 추상화시키면 불이의 체험을 하는 것이다, 그리고 멋지게 말하면 신과 합일하는 것이다, 라고 설명해 볼 수 있습니다.


3.1. 조ㅇ남

꾀와 성공을 대비시키는 것은 나름의 논리가 있다. 꾀는 여건이 좋지 않을 때, 일을 되게 하는 것인데 이것은 나를 지키는 문제와 겹친다. 시시한 에고와 판돈이 걸려 있을 때는 자기의 오염을 피할 수 없다. 자기를 지킨다는 것은 기질(무엇을 할 수 있는 사람, 할 수 없는 사람)과 연관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역경자들이 중국 불교에서 많은 역할을 했다. 중국에서 인도를 왔다갔다하며 산스크리트어를 한문으로 옮겼다. 남의 책을 끝까지 번역한다는 것이 완벽한 저항을 뚫는 방법이 아닐까? 부처님께 완전히 바친다는 마음은 어떤 것일까?를 한번 생각해 봐라.

3.2. 여일

현장법사는 불경을 번역하는 데 온 삶을 바쳤다. 몽양 선생은 나라의 해방과 통합을 위해 온 몸을 바쳤다. 지금 우리는 어떤 염원을 끝까지 가져가는 자가 될 수 있을까?

"이 땅은 아직도 내전 상태이다"(k)는 말씀은 현재 우리 사회의 자화상을 새삼스레 일깨워준다.

종교가 달라도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지만, 정치적 입장이 다르면 부모, 형제 간에도 싸움 난다. 우리 사회는 이념 갈등에 너무 쉽게 휘둘린다. 이념 갈등은 계속 반복된다. 그러므로 이념 갈등의 근원이 되는 해방 전후사를 공부해야 한다.

 

4. 아무

적경: 명상, 집중 훈련은 창의적 퇴행을 다시 맛보는 것이다. 불의의 체험이고 신과의 합일이다. 진화론적으로는 인류를 소급하는 생명의 형식과 접속하는 실험일 수 있고, 원시적 무의식과 접속이며, 과거로 가는 것인데 미래로 가는 기이한 길이다. 대단한 무엇이라 하기보다 일상의 쉼으로 이해하고 꾸준히 실천할 일이다.

역경사들의 어려움: 사막을 건너고 평생 남의 책을 한 자 한 자 올바르게 보시하는데, 자기 말은 하지 않고 평생 애쓰는 모습은, 저항을 꺾는 행위 중 가장 빛나는 일일 것이다.

정치적 인물평은 남의 불행을 예방하는 권력을 가지고 그것을 행사하는데 있다. 공과를 보기보다 잔인했는가를 보라.

 

5. 상인

"어떤 몸이라야 잘 죽을 수 있을까?"라는 숙비의 물음이 확 다가왔다.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는 물음이다. 정신은 자란다는 말씀에 장숙의 숙인이 되었고, 공부의 목적을 잘 죽는 것으로 삼고 잘 죽기 위해서는 잘 살아야 된다고 여겨 왔다. 숙비의 질문을 거치며 잘 산다는 것은 잘 죽을 수 있는 몸을 만드는 것을 포함해야 한다는 것에 생각이 미쳤다.

 

6. 지린

장숙은 일상생활학파이기도 하므로 일상은 우리의 공부현장이고, 이 일상현장이 파괴되지 않는다는 것이 우리공부의 존재조건이라고 말해볼 수도 있겠습니다. 이날 강의에서, "마음을 바꿨는데, 몸이 실재로 바뀌는구나." 라고 하시며 그 사례를 말씀해주셨는데, 한국말 공동체의 공부가, 정신이, 사유가, 사상이, 마음이, 바뀐다면 공동체 전체몸통을 바꿔나갈 수 있으리라는 패턴으로 이 말씀을 적용해보았습니다.

몽양 공부가 계속되었습니다. 선생님께서 다시 한 번 정치가(위정자)의 최소한을 강의해주시고, 당시 권력을 잡은 이승만을 짧게 평하시는 것으로 몽양을 드러내보여 주셨습니다.

", 이승만이 인기가 있었는가? 이승만이 그만큼 성과가 높았던 이유가 무엇일까? 누구누구를 싫어하는 것은 이유가 있는 것이다. 유일하게 김구는 기독교의 계몽을 안 거친 사람이다. 이승만이 당대 최고의 학식을 가진 사람이었고, 우리민족 전체에게 열등감을 준 인물이 아니었겠는가? 정치인을 평가할 때 쉽게 공과를 따지지만 그럴 필요 없다. 잘할 필요가 없다. 다만, 잔인하지 마라. 대통령들은 남의 죽음을 슬퍼해야 한다. 남을 사랑할 필요가 없다. 남을 때리지만 마라. 동료인간에게 잔인한 것은 안 된다. 권력자는 사람이 상하는 것을 막아야 된다. 잘한 점 못한 점을 따지면 논의가 끝이 없다."

"이승만은 좌파에는 거의 관심이 없었고, 좌우합작에도 관심이 없었다. 평생항일운동을 했는데도 반민특위를 무산시키고, 한민당에 친일청산의 강령을 넣지 않았다. 이상한 일이다. 이승만을 가장 해악이 많은 대통령으로 보는데, 권력자의 소임은 사람을 죽음으로부터 보호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승만은 수많은 국민들의 죽음에 책임이 있다. 4.3(3만명), 여순(10만명), 6.25의 대처, 반민특위, 전쟁초 좌익 10만 학살, 4.19200여명,이승만과 맞섰던 정적은 모두 다 죽었다. 유일하게 남은 이가 심산김창숙이었다. 심산은 평생 일본과 싸우고, 해방이후에는 이승만과 싸웠다."

비타협적이었고 잔인했던 이승만정권의 역사를 말씀하시는 사이사이에 몽양에 대해서 아래와 같이 말씀해주셨습니다. "몽양은 무장투쟁을 하지 않았다. 버치는 정치를 하는 사람은 여운형밖에 없었다고 했는데, 이 말은 타협을 한다는 것이다."

 

7. 숙비랑

지난 「한문고전강독」시간에 선생님께서는 “刻鵠不成尙類鶩 畵虎不成反類狗者”를 알려주셨습니다. 고니를 새기려다 이루지 못하고 오리 비슷한 것이 되거나, 호랑이를 그리려다 이루지 못하고 개 비슷한 것이 되는 바도 있겠으나, 지향하는 바에 가 닿고자 하는 의지가 그 (비슷한)모양으로써 드러난 것이라 생각하면 영 실패한 것 만은 아닌 듯 합니다. 처음 공부를 시작할 즈음, 선생님께서 ’베이스 캠프’를 고지에 쳐야하는 이유를 알려주신 적이 있습니다. 우리가 읽고 있는 책이 우리가 상대하는 사상가가 결코 만만한 인물/책이 아니었음에 해주신 말씀이었는데요, 그 말씀의 연장선상에서 혹은 어떤 공부의 최첨단에서 어떤 흔적/기록을 남기는 공부를 하고 있다면, 최선을 다 하되 당장은 만족스럽지 않더라도 자신이 남긴 족적을 딛고 그 다음을 향해야겠습니다.

 

8. 김ㅁ아

병을 낫게 하는 게 곧 약이요, 생활을 구제하는 게 곧 공부다.’ 나는 병을 낫게 하기 위해 약을 장기복용중이다. 그런데 어느 순간, 병을 낫게 하기 위한 약이 아닌 더 나은 약, 부작용이 적은 양, 독하지 않은 약 등 다양한 종류의 약을 찾는다. 병을 낫게 하기 위한 모든 것이 약이 된다는 것을 모른 채 약 자체에 집착하게 된다.

같은 맥락에서 나의 공부가 생활을 삶을 구제하고 있는지 봐야 한다. 공부의 방향과 의미는 잊은 채 공부하는 행위 자체에만 집착하는 것은 아닌지 혹은 공부한다는 것에 취해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본다. 나의 공부는 삶을 구제하기 위한 것이며, 삶을 구제하는 모든 것이 공부가 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9. 유재

선생님께서 나의 자기소개에 응하여 말씀하셨다. “[우리는 어쩌면] 실험대상으로 유재를 쓰고 있다고 생각해요. 미등록비인가학교인 장숙과 대학에서의 박사과정, 완전히 다른 공부의 지향을 가진 두 학교를 통과하면서, 이것이 그의 마음 속에 통합이 가능하는가, 하는 인생의 실험으로서.” 이 실험의 대상으로서 내 임무를 온전히 해 보겠다는 다짐으로써 이번 복습 문장을 작성한다. 저항과 분열을 넘어서 '통합'이 무엇인가를 함께 물으면서, 공부해야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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