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년, 여름 장숙행 후기(7)

by 는길 posted Aug 28,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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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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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여행은 첫날이 가장 즐겁다. 익숙한 생활 패턴에서 잠시 벗어난다는 자유로움과 낯선 장소에서 어떤 만남이 주어질 지 기대가 가장 크기 때문이다. 늦은 오후 강원도 양양에 모두 모여 짐을 풀었다. 낯선 장소에 오자마자 어김없이 장숙만의 장소화를 한다. 멀리서 이동한 여독을 풀 겸 가까운 해변으로 마실 갔다. 하조대 해변은 사람이 거의 없어서 고즈넉했다. 투명하게 맑은 바다 속으로 아이처럼 풍덩 몸을 담그고 싶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왜 망설였을까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단보선생, 아무공, 나는 저녁거리로 물고기를 잡으러 투망할 곳을 찾아다녔다. 장소를 물색하다가 투망은 어려워 그만두고 아름다운 호수를 발견하여 산책하였다. 물고기를 많이 잡아오라는 동학의 당부는 지키지 못했다. 저녁은 솜씨 좋은 동학의 청국장과 저마다 가져온 반찬으로 훌륭한 만찬을 즐겼다.     

2. 둘째 날은, 또다른 여러 즐거움이 있다. 강원도 간성에서 지역학을 연구하고 강연하는 옛 제자의 방문과 별강이 있었다. 감자로 만든 팥시루떡을 가져왔는데 무척 맛있어서 별미였다. 별강 또한 정성껏 준비해서 지역의 문화와 역사를 생생하게 강의해주었다. 옛 제자의 안내로 인근의 설악산 오색약수터에서 산행을 했다. 비가 많이 내리기 시작했는데 단보선생은 맨발로 걷자 우리도 따라서 맨발로 걸었다. 계곡의 작은 출렁다리를 건너며 완만한 길을 걸어 멀지 않은 곳에 성국사라는 절에 도착했다. 약사여래를 모신 정갈한 법당 한 채와 마당에는 3층 석탑이 있고 한편에는 약수물이 계속 나오고 아래는 돌확이 놓여 있었다. 법당의 기단은 낮고 독특하게 한옥처럼 툇마루가 있어 우리는 길게 앉아서 잠시 쉬었다. 쉴 새 없이 내리는 비는 음악처럼 들리고 건너편 산허리에는 안개가 피어오른다. 지금 이 곳에 신선이 있을 법한 생각이 들었다. 비오는 날 저녁 식사는 가지 부침개와 카레였는데 훌륭한 만찬이었다.

3. 마지막 날은 강릉 오죽헌을 둘러본 후, 각자 집으로, 숙인재로 향했다. 단보선생과 동학은 짐을 다 부리고 나서 중국음식을 시켰다. 자장면, 짬뽕, 볶음밥, 탕수육은 훌륭했다. 외식이지만 우리만의 장소 안에서 음식을 함께 먹는 것은 마음에 어떤 위안을 채워준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