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han Huizinga (1872~1945)/ (1-7)

by 찔레신 posted Sep 20,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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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는 삶의 근본적 범주 중의 하나이며, 유희적- 투기적 충동은 인간에 내재한 속성이다. 


-인간의 文化란 일종의 놀이다. 놀이가 인간문명사보다 오래된 것이며, 문화란 비록 놀이로서 시작되지는 않지만 늘 놀이 속에서 시작된다. <호모 루덴스 homo ludens>의 목적은, 문화를 놀이의 한 형태로 이해하려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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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적 성사(聖事)와 놀이 공간 사이에는 아무런 식별가능한 기준이 없다. 이 공통성은 이 둘 다가 인간 마음의 원초적-근본적 층에 자리잡고 있다는 데 있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축제와 놀이의 주된 성질은 같다. 축제 역시 '하는 척한다'는 태도가 지배하며, 모든 종교적 축제에는 '실제가 아니다'라는 의식이 숨어 있다. 특히 미개인과 아이들의 세계에서는 존재와 놀이의 구분이 없으며, 놀이 속에서 믿음과 믿는 체하기의 구분도 사라진다. 


-놀이의 가장 중요한 성질은 일상생활과의 공간적 격리다. 절대적이며 고유한 질서와 규칙이 지배하는 것은 그 놀이(게임)의 내부이며, 놀이의 규칙을 위반하면 일시에 그 공간은 무너지며 일상이 회복된다. "놀이에 관한 한 의혹은 불가능하며 그 규칙의 토대는 확고하게 주어진 것이다."(발레리) 그러므로 놀이는 여분의 것이다. 사회적 임무(social task)가 아니라 자유로운 시간에 주어지는 것이다. 


-가장(假裝)을 한다는 점에서 놀이의 脫일상성이 완성된다. 가면을 쓰는 것만큼 미개사회를 잘 이해할 수 있는 방식은 없으며, 가면을 본다는 것만으로 일상생활을 넘어 다른 것이 지배하는 세계로 넘어가게 된다. 가령 재판관들은 검은 법복과 가발을 씀으로써 일상생활의 바깥으로 걸어나가는 것이며, 이로써 '신성한 법정'의 이미지가 성취된다. 


-포틀래치의 주된 성질도 놀이적이다. '규칙적 입씨름(joute de jactance)'도 그러하며, 전쟁 속에서의 놀이적 요소는 상대를 정당한 경쟁자로 인정할 때 생기는데, 기사들의 마상시합이나 여러 형식의 단신의 결투도 마찬가지다. 


-놀이는 자발적 과정이며, 이로써 자연적 과정과 구별된다. 놀이는 자유롭게 받아들여지긴 해도, 그 자체의 엄격한 규제에 의해 수행된다. 놀이는 그 자체의 목적이 있으며 또한 즐거움이 따른다. 그러므로 '재미'가 놀이의 본질을 이룬다. 한편 재미와 더불어 긴장이 늘 따르는데, 놀이는 이 긴장을 해소하려는 노력의 일환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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