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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인용한 글은 아래의 4개 논문 중에서 중요한 부분을 발췌한 것이며, 79회 <속속> 중의 강의 교재로 사용합니다/


A. '마테오 리치의 전교활동의 개략과 그의 유교관'/ 송영배

B. '<天主實義>와 토착화의 의미'/ 송영배

C.  '유교와 기독교의 충돌과 대화의 모색: <天主實義>의 분석을 중심으로'/ 송영배

D.  '중국적 사유와 서양적 사유: 언어의 차이와 사유의 차이'/ 자끄 제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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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리치는 이들 중국 문인들에게 정밀한 지도, 지구의, 천체의(天體儀)를 제작해 보이는 일 외에, 그의 한문지식이 발전되어 감에 따라 한문으로 저술함으로써 그의 전교활동을 더욱 발전시켰다. 이런 학문과 저술활동을 통해 리치는 많은 중국 문인들을 知己로 만들 수가 있었다.(A)

1-1. 결국 自鳴鐘의 수선이나 클라비어코드의 敎授, 천문역학에 관한 일로 해서 황궁에서 일을 하게 되면서 북경에서의 거주를 허락받게 되었다.(A)


2. 그는 유교 경전과 효(孝) 관념에 근거해서 중국 전래의 '天' 또는 상제(上帝)와 관련해서 천주교의 하느님을 '天主'라고 설명했다. 리치는 천주교의 교리란 중국의 전통적인 유교세계관과 윤리관에 적대적-모순적인 게 아니라 오히려 유교적 관념을 더 완전하게 하는 것이라는 '보유론(補儒論)'을 강하게 표명했다. 이처럼 유교의 세계관에 타협적인 그리스도교 호교론을 폄으로써 중국 지식인들에게 호응을 얻기 시작했다.(A)

2-1. 유교는 다른 이교들(특히 불교나 도교)와는 달리 엄격한 의미의 종파가 아니라, 개인의 덕성이나 사회의 질서와 안녕을 도모하려는 지식인들의 집단이기 때문에, 이런 것들은 천주교에서도 허용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그리고 공자의 가르침 중에 아직 제기되지 않은 문제들에게 대해서는 자신들에게 유리한 쪽으로 얼마든지 해석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A)

2-2. "진실로 동양과 서양은 마음도 같고 이치도 같은 것이다. 다른 것은 다만 언어와 문자뿐이다."(<천주실의>, B) 

2-3. <天主實義>에서는 계시종교로서의 천주교 교리의 특성에 대해서는 별로 언급하지 않거나, 타율 신앙적 성격을 상당히 변조해서 중국인들을 설득함으로써, 그리스도교 신학의 입장에서 볼 때 무시할 수 없는 결정적인 자기한계를 안고 있었다.(A)

2-4. 천주를 사랑하는 공효(功效)에는 사람을 사랑하는 것보다 더 진실된 것이 없습니다.(B)

2-5. 육경(六經)의 硏鑽 과정을 통해 리치는 천주교의 기본 교리에 중요한 개념들(하느님, 영혼불멸, 천당과 지옥의 존재 등등)에 관한 증명에 필요한 재료들을 충분히 확보하였다.(B)

2-6. 이 현세에서는 사람들이 행한 선행/악행에 대해 공정한 상벌을 내릴 수 없다는 몇 가지의 논증을 추가함으로써, 리치는 영혼 불멸과 내세의 존재를 유교적 중국 지식인들에게 더욱 설득력있게 호소한다.(B)

2-7 <천주실의>의 제 6편에서는 인간은 이성적 존재이기 때문에, 인간행동에는 이성적 욕구(意, rational appetite/will)가 있으며, 의지의 자유로운 선택에 의해 비로소 선행/악행이 판별됨을 말하고, 따라서 이에 대해 '천주'로부터의 상벌이 따름을, 각각 서양 고전과 중국 경전을 인용해서 설명한다.(B)

2-8. 리치는 인간의 이성이 추구하는 것이 사회적-객관적 의(義)요, 또한 이성적 의지가 추구하는 것이 인(仁)이라고 말함으로써, 기독교의 윤리가 바로 중국인들이 추구하는 윤리이상(仁義)과 다르지 않음을 말하고 있다.(C)

2-9. 인간의 본성이 성선(性善)하다는 주장은 바로 천주 하느님에 의해 인간의 마음(心)에 부여된 양지(良智)를 일컬음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이것을 하느님으로부터 인간이 태어나면서 받은 양선(良善)이다. 이런 양선은 어디까지나 인간이 선(善)으로 나아갈 수 있는 잠재적인 가능성만을 제시할 뿐, 현실적인 악행의 존재와 그것에 대한 제재, 즉 권선징악의 효과적 방책으로는 부적절하다고 리치는 말하고 있다.(B)



3. 중국인들의 세계관에는 원래 영혼과 육체의 이원적 구분이나 우주의 창조설이 없고 우주적 실체와 초월해 있는 또 다른 초월세계로의 이분법적 구별이 없기 때문에 리치는 이런 후대 신유학(新儒學)의 일원론적 세계원리를 불교에서 파생해 온 것으로 간주하고, 이것의 부정에 온 힘을 쏟았다.(A) 

3-1. 이처럼 정신과 육체의 이원론을 지나치게 강조하고 있는 내세지향적인 사고, 요컨대 현세 부정적인 사고는 유교적 문화전통에서는 제대로 이해되거나 자연스레 받아들여지기가 어려운 것이다. 왜냐하면 공자가 일생 동안 고심한 것은 바로 현세의 '인간'과 '삶'의 문제였기 때문이다.(C) 

3-2. <천주실의>의 제2편에서는 리치가 우상론으로 분류한 불교와 도교에 대해, 불교의 공(空)이나 도교의 무(無)를 절대적인 허무(emptiness)나 부재함(non-existence)으로 치부하여 극단적인 부정적 비판을 하고 있으며, 또한 성리학의 이(理)와 태극(太極) 개념을, 자립적-능동적 실체(自立者, Substance)가 될 수 없으며, 따라서 사물들이 있고 난 뒤에 그들에 기착하여 종속하는 속성(依賴者, Accidents)으로 치부하여 비판하고 있다.(B)

3-3. 태극이라는 것이 단지 이(理)로 해석된다면, 천지만물의 근원이 될 수 없을 것입니다. 理는 역시 속성의 부류이니 스스로 자립할 수가 없는 데, 어떻게 다른 사물들을 존재케 할 수 있겠습니까?(C)


4. 400여년 전...동서 문명 융합의 새 지평을 열 수 있었던 리치의 업적은 그의 초인적 재능과 노력뿐 아니라 당시 중국 지성계의 감화되어 열린 마음이 함께 어울려 성취된 것이지만, 그 배경에는 당시 세계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는 당대 중국의 높은 인쇄 문화와 광범한 독서 문화층의 절대적 지배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이 왕조에서는 책읽기가 너무나 일반화되었기 때문에 서적에 관해 완전히 무지한 자는 별로 없다."(A)


5. 실은 이 저작(<천주실의>)은 자연이성(natural reason)으로 입증되는, 예컨대 천지의 창조주인 하느님, 영혼의 불멸, 천당과 지옥의 존재 등에 관계되어 있다고 리치는 말했담.(A)

5-1. 리치가 이해한 중국문화와 유교사상은 '자연의 광명(lume naturale)'에 의해 개명되고 발전된 것이었다.

5-2. 리치는 무엇보다도 토미즘(Thomism)의 입장에서 출발하여 자연이성이나 도덕성에 초점을 맞추어 천주교의 교리를 중국의 문인들이 잘 납득할 수 있도로 설명했다.(A)

5-3. 유교전통 속의 중국 지식인들에게 기독교의 내용을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기 위해 우선 신비적-계시적 신앙내용은 일단 설명에서 보류하였다.  따라서 상당한 문화수준과 강한 기독교 입문서의 내용을 주로 자연이성(natural reason), 즉 '이성의 빛'에 기반을 두고 작성하고자 하였다.(B)

5-4 원시유학에서는 이처럼 원시적인 자연이성에 의해 이미 천주교적 진리가 알려져 있었다고 해석했다. 후대에 서방에서 우상을 숭배하는 불교가 들어와 유교를 오염시킴으로써 창조설과 영혼 불멸을 부인하고 내세의 천당과 지옥의 존재를 믿지 않게 되었으며, 신을 섬기는 성직자 계층도 사라지고...다만 상제에게 제사드리는 것만은 오직 황제의 특권으로 귀속되었다는 것이다.(A) 


6. 그러나 불교, 도교, 그리고 성리학의 비판에서 리치는 동양의 형이상학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너무 졸속하게 비판을 서둘렀다. 유교를 인격적 신의 존재가 나타나는 고전적 유교와 무신론적 도덕형이상학이 지배하는 후대의 유교(宋明 理學)로 양분하여, 전자에만 긍정성을 보이고, 후자의 형이상학적 배경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 채 그것에 대해 자신의 스콜라 철학적 이해의 지평에서 가차없이 부정하고 있다. 그리고 또한 불교나 도교의 형이상학도 전혀 이해하지 못한 채 그들의 무(無)나 공(空)을 단순히 공허, 혹은 허무(emptiness)로 치부하고 일방적인 비판을 하고 있는 것은 그이 품격을 조야하게 만들 뿐이다.(B)

6-1. 서양의 로마 천주교회나 개신교회는, 마테오 리치가 거의 계시신학을 말하지 않고 중국적 관습과 문화 풍토를 포용한 것은 결국 '탈-기독교화', 즉 우상숭배와의 타협이라고 비판했다.(B)

6-2. 하지만, 아리스토텔레스의 형이상학적 전통과는 전혀 다른, 중국의 전통적 유교 세계관에서 보자면, 우주 만물은 결코 자기 운동도 못하고 죽어 있는 무생명체가 아니다. 우주는 생명력으로 충만하여 언제나 '생명이 끊임없이 연속되고 쉬임이 없는(生生不息)' 생명체인 것이다...이런 형이상학 체계를 지닌 중국 문인들에게는, 리치가 자신에게 익숙한 아리스토텔레스와 토미즘적 사유체계에 입각하여 이(理)란 자립적 존재가 될 수 없으며 단지 속성에 불과하다는 반박은 도무지 이해되기 힘들었을 것이다.(C)

6-3. 따라서 중국의 문인들은 천주의 상선벌악(賞善罰惡)에 근거를 두고서 인간에게 선행을 유도하고 악행을 막아보려는, 다분히 공리타산적인 기독교의 도덕공리론에 결단코 쉽게 동의할 수 없었다...'우리 중국의 옛 성현들이 세상을 교화함에는 이(利)는 언급하지 않고 오직 인의(仁義)만 말할 뿐입니다. 군자가 善을 함에는 아무런 의도도 없습니다. 하물려 이해득실을 따지려는 뜻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C)


7. 한문에서는 語尾 변화에 의한 단어들 사이의 범주적 구별이 없고, 오직 문장 내의 우연한 배열 순서에 의해 그때그때의 상황에 상대적인 임시적 구분이 있을 뿐, 고정불변한 문법적 품사의 구별이 있을 수 없다...따라서 형식상 절대로 구분되는 範疇 개념이나, 실체의 속성의 구별, 감성적 현상세계와 이성적 관념 세켸의 이분법적 구문을 한문 문화권의 의식구조에서는 생각하기가 힘들다.(B)

7-1. 언어구조의 문제는 필연적으로 사유형식의 문제와 연관되는 것이다. 예수회 선교사들은 그들에게 익숙한 사고의 전형들을 중국인들에게서 찾아볼 수 없었기 때문에 매우 당황했다...한문을 쓸 경우 자연히 서양과는 다른 정신활동을 할 수밖에 없으며, 서구적 사유의 장점과는 다른 특기를 가질 수밖에 없다. 개념들을 논리적으로 명료하게 구분짓고 분석해내는 일보다도 중국적 사유에서는 개념들을 서로 접근시켜 결합/종합해내는 일이 더 중요한 것이다....다양한 철학적-정신적 체험들이란, 바로 만물을 바라보는 구분법 자체가 언어이며, 언어가 바로 그것을 상징하고 있기 때문에 이 구분법에 무의식으로 의존하고 있다.(D)

7-2. 마테오 리치는 16세기의 스콜라 철학을 완전히 반대의 독창성을 지닌 한문으로 번역하기 위해 대단한 노력을 했다. 마찬가지로, 그보다 훨씬 앞서서 불경의 번역자들은 인도의 심리학과 형이상학의 精華를 한문으로 표현하였다. 7세기 인도학과 범어학의 대가인 현장은 당시 인도의 가장 저명한 대가들과 같은 수준이었다.(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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