踏筆不二(15) 曉乃還

by 지린 posted Jun 11,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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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三國遺史』에 나오는 “蛇福不言”(사복은 말이 없다)라는 이야기입니다. 

지난 54회 시독(時)에서 이 이야기를 처음 배웠고, 이 이야기를 알게 되었는데, 

“이야기를 좋아하면 가난하게 산다”라는 속담에 “이야기는 그만큼 풍요롭다”라고 덧붙여주고 싶을 정도로, 이 오래된 이야기에 농축되고 함축된 사람의 이야기가 헤아릴 수 없이 풍요롭다는 생각이 들어서, 온습(溫習)삼아서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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京師萬善北里有寡女, 不夫而孕, 旣産, 年至十二歲, 不語亦不起, 因號蛇童. 【下惑作蛇卜, 又巴又伏等皆言童也.】一日其母死, 時元曉住高仙寺. 曉見之迎禮, 福不答拜而曰: “君我昔日駄經牸牛, 今已亡矣. 偕葬何如?” 曉曰 : “諾.” 遂與到家, 令曉布薩授戒, 臨尸祝曰 : “莫生兮其死也苦, 莫死兮其生也苦,” 福曰 : “詞煩.” 更之曰 : “死生苦兮.” 二公轝歸活里山東麓, 曉曰 : “葬智惠於智惠林中, 不亦宜乎?” 福乃作偈曰 : “往昔釋迦牟尼佛 婆羅樹間入涅槃, 于今亦有如彼者, 欲入蓮花藏界寬.” 言訖, 拔茅莖, 下有世界, 晃朗淸虛, 七寶欄楯樓閣莊儼, 殆非人間世. 福負尸共入, 其地奄然而合, 曉乃環.

서울만선북리에과부가있었는데,남자와관계없이도잉태하였다. 이윽고낳았는데, 열두살에이르러서도, 말도못하고일어나지도못하여, 그런까닭으로사동(蛇童)이라불렸다.【아래에서혹사복(蛇卜)이라되고, 또는파(巴)또복(伏)등은모두아이를말한다.】어느날그엄마가죽었다, 그때원효는고선사의주지로있었다. 원효가보고가서맞아예를갖췄다, 복은대답없이받고이어말했다 : 자네와내가옛날에경전을실었던암소가, 지금이미죽었다. 함께장례치름이어떠한가? 원효가말했다: “그리하오.” 이윽고함께집에도착했다, 원효에게포살수계(布薩授戒)를하게하니, 주검앞에서축원하여말하기를 : “태어나지말아라그죽음이고통스럽다, 죽지말아라그태어남이고통스럽다.” 복이말했다 : “말이번다하군.” 고쳐말하기를 : “죽는것도태어나는것도고통이다.” 두사람은수레를타고활리산동쪽언덕자락으로돌아갔다, 원효가말하기를 : 호랑이지혜의지혜숲속에장사치르는것이, 또한마땅하지않겠는가? 복이이내게송을지어말했다 : “옛날옛날석가모니불이바라수간에서열반에들었고, 지금역시그와같은사람이있으니, 부처님계신연화장의넓은세계에들어가고자한다.” 말을마치고, 띠풀줄기를뽑으니, 아래세계가있어, 밝고맑고서늘하고비었더라, 칠보난간루각이장엄하니, 거의인간세계가아니더라. 복은주검을짊어지고함께들어가니, 그땅이갑자기닫혔고, 원효는이내돌아왔다.


“曉乃還(원효는이내돌아온다)”,  이 이야기에서도 원효는 돌아왔습니다. 원효는 끊임없이 돌아왔습니다. 태어남과 죽음이 없는 곳으로 넘어가지 않고, 이곳으로 돌아옵니다. 이야기처럼 돌아왔습니다. 얼마나 원효가 많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