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2018.10.29 22:17

웃음 소리

조회 수 254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반장이 선생께 우물쭈물 그렇지만 진지하게 여쭈었다. "사람들이 간간이 제게 선생님 생활은 어떻게 하고 계시는가 묻기도 합니다만, 저는 아직까지 한번도 선생님께 생활은 어떻게 하고 계시는가 여쭤 본 적이 없습니다. (우물쭈물) 제가 무능력하기도 하고 (쭈물우물), 생활은 어떻게 하고 계시는지요?" 선생께서 응해서 답을 해주셨다. "내가 이미 말했잖아. 규칙적으로 살고 있다고." 반장은 선생의 대답에 터져나오는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한참을 크게 웃었다. 선생께서는 이어 번역하면 한국말로 [그는 한물간 무사이지만 규칙적으로 산다]가 될 중국말을 해주시고 계신다. 반장은 자기 웃음소리에 선생의 중국말소리가 묻히다가 사라지는 것을 생생하게 들었다. 자기 웃음소리만 남고 모든 게 사라진 것 같았다. 웃음소리만 남았다. 하루가 더 지나서 반장은 그 질문의 출발이 자기 스스로 짊어지고 있던 마음의 짐 때문이었다는 사실과, 선생의 대답으로 그 짐이 사라졌다는 사실을 알아차린다. [선생께서는 규칙적으로 살고 계신다.] 이것을 잃어버리거나 잊지 말자. 반장은 이렇게 반성하는 것이었다. 거기다가 사람이 굳이 짐을 지고 살고 있는 까닭을 알것도 같은 것이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92 횡단보도를 마주하고 file 지린 2022.03.26 118
291 허영,낭만적거짓 그리고 나 yield 2018.10.26 237
290 통신표(2022) (1-5/계속), Tempta Iterum ! 찔레신 2022.01.06 409
289 천안 산새 영도물시 2018.12.24 243
288 진실은 그 모양에 있다 file 遲麟 2019.10.02 120
287 진료실에서의 어떤 기억 2 해완 2020.05.12 144
286 조선 1894년 여름, 여성의 삶과 관련하여 1 file ㅇㅌㅅ 2020.08.02 196
285 제목 3 file 토우젠 2020.04.18 155
284 정체성과 수행성 2 file 형선 2019.06.05 238
283 정신을 믿다 file 는길 2023.01.15 193
282 절판된 책 제본신청 (그리고) 30 file 희명자 2021.01.31 1014
281 절망으로 file 형선 2019.01.15 259
280 전통, 그 비워진 중심_'세 그루 집'(김재경) 평문 file 榛榗 2020.03.11 562
279 장면과 장면 사이의 개입 현소자 2020.10.30 115
278 장독후기(26회) 2023/05/21 簞彬 2023.06.03 182
277 장독후기(25회) 2023/05/07 1 簞彬 2023.05.18 167
276 장독후기(24회) 2023/4/23 簞彬 2023.05.02 106
275 장독후기(23회) 2023/4/9 簞彬 2023.04.22 95
274 장독후기(22회) 2023/3/26 1 簞彬 2023.04.08 127
273 장독후기(21회) 2023/3/12 1 簞彬 2023.03.21 209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5 Next
/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