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2019.01.15 23:22

절망으로

조회 수 259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그림2.png


원한 건 상식이었다. ()되어가는 삶의 긴 여정에서 자신을 비워 요구에 응하고자 했다. 나는 그()의 애씀을 안다. 그런데 잠시 그()응함이 합리적으로 융통된 자리에 날아든 비난. ()가 겨우 기대한 게 상식이었기에, 상식 밖의 비난이 조금 아팠고 그래서 침묵했다. 그게 상식일지언정 줄 수 없는 상대의 진실을 외면-기대하는 오래된 개입이 선연해졌다.

  

왜 기대하는 것일까? 기대한 탓에 초라해지는, 애쓴 탓에 서러워지는, 그 기이한 도착에서 어떻게 풀려날 수 있을까? 얼마나 절망해야 기대하지 않을 수 있을까? 아니, 절망을 깊게 겪지 못할까

절망 속에서 상대와 나의 한계가 자명해졌던 시간을 지나왔다. 그래도 또 기대하는 의존성. 그쪽에 길이 없음을 얼마나 더 확인해야 할까,

이제 그만 서러움과 원망을 모른 체하며 상대를 지목한 손을 거두고, ‘라는 절망으로 영영 진입할 수는 없는 것일까? 그리고, 어떻게 절망해야, 기대(냉소)하지 않으면서 희망을 살필 수 있는 걸까?

  


일단, 절망을 겪자. 상식을 지킬 수 없는 세속의 절망을

누군가에게 절망이었던 나를. 라는 절망을.



*   *   *


“‘인간만이 절망이라고 했건만, 그 인간의 정신에 빛이 깃들 수 있는 희망을 살폈다. 현실에 터하면서도 

그 현실성이 가능성과 어울리는 길목을 더듬었다. 우주와 세상의 변화 앞에서 자기 생각을 낮추며

굳이 이해를 구하지 않고 오히려 더불어 되어가고자 애썼다.“

(<집중과 영혼>,서언)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1 Childhood Abuse Led Woman To Long Life Of Promiscuity 1 찔레신 2019.12.12 99640
50 공자님, 2 희명자 2019.12.04 206
49 虛室'' essay_3. 글쓰기와 자기이해 2 허실 2019.12.03 544
48 Girlfriend Learns The Secret Behind Man's Cheap Rent 2 찔레신 2019.11.29 38321
47 踏筆不二(4) 1 file 遲麟 2019.11.21 203
46 (위험한 여자들) #1. 페미니즘의 도전(정희진, 2013) 2 榛榗 2019.11.19 174
45 踏筆不二(3) 원령(怨靈)과 이야기하는 사람 2 file 遲麟 2019.11.15 129
44 虛室'' essay_2. 그 사이에서 2 허실 2019.11.09 136
43 (身詞) #1. 글쓰기의 어려움 4 榛榗 2019.11.05 327
42 踏筆不二(2) file 遲麟 2019.11.05 95
41 虛室'' essay_1. 겸허함이 찾아드는 순간 3 허실 2019.10.31 158
40 도로시(道路示) 8 file 敬以(경이) 2019.10.29 188
39 踏筆不二(1) 3 file 遲麟 2019.10.24 165
38 踏筆不二(0) 2 遲麟 2019.10.22 129
37 낭독일리아스_돌론의 정탐편 1 허실 2019.10.17 122
36 踏筆不二(연재예고) file 遲麟 2019.10.13 137
35 「성욕에 관한 세편의 에세이」에 대한 단상 9 허실 2019.10.07 269
34 Do not be surprised if they try to minimize what happened/ Abigail Van Buren on Oct 2, 2019 1 찔레신 2019.10.03 141
33 진실은 그 모양에 있다 file 遲麟 2019.10.02 120
32 동시 한 편 소개합니다 1 遲麟 2019.09.30 127
Board Pagination Prev 1 ... 6 7 8 9 10 11 12 13 14 ... 15 Next
/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