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도없이 아파트가 생겨난다. 불안도 냉소도 지쳐 마비된 눈빛을 가진 여자와 동물의 감각을 향해 인간임을 내던지며 초월과 전체를 꿈꾸는 남자를 다독이러 늦은밤 택시를 타고 서해바다로 가는 길, 이 좁은 땅위에 아직도, 여전히, 더욱더, 가열차게 허공을 향해 몸을 부풀리는 아파트들 곁에서 나는 왜 죽지 못하고 있는가, 죽지 않고, 이 생명 다하도록 살아야 하는 이유가 도대체 무엇인가.아파트들이 방언을 쏟아낸다. 미얀마 말 같기도 러시아 말 같기도 하다. 대낮에 전쟁이 일어났다고 한다. 희생자를 추모하는 밤의 소식에 귀 있는 자 잠든 척 한다. 모두에게 태양은 공평하겠지. 자동차 핸들은 여우처럼 차선을 바꿔놓겠지. 달의 공전은 지구의 자전으로 묻히고 캄캄한 바다위에 코푼 휴지를 버리는 자도 있겠지. 그리고 체신을 갖춘 양 아파트들은 하늘을 향해 노래를 부르며 밤을 앗아가겠지. 서해바다로 가는 길, 내가 버리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 아파트 만만세!
2022.02.26 07:51
만세! 만세! 만만세!!
조회 수 186 추천 수 0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251 | 곱게 보기/ 수잔의 경우 | 찔레신 | 2023.02.05 | 176 |
250 | '밟고-끌고'의 공부길, 『적은 생활, 작은 철학, 낮은 공부』/ lector | 찔레신 | 2023.02.05 | 120 |
249 | 길속글속 146회 연강(硏講) --- 해와 지구 그리고 달 1 | 수잔 | 2023.02.03 | 157 |
248 | 낭독적 형식의 삶 9 | 는길 | 2023.01.31 | 399 |
247 | 정신을 믿다 | 는길 | 2023.01.15 | 192 |
246 | 145회 속속 별강문 게시 1 | 유재 | 2023.01.06 | 163 |
245 | <적은 생활, 작은 철학, 낮은 공부>, 청라의 독후감 1 | 찔레신 | 2023.01.03 | 297 |
244 | 금요일 아침, 알면서 모른 체 하기에 대한 단상 | 실가온 | 2022.12.30 | 153 |
243 | <장숙>, 2023년 (1-3) | 찔레신 | 2022.12.26 | 255 |
242 | <적은 생활...> 서평, 중앙일보 양성희 기자 | 찔레신 | 2022.12.12 | 178 |
241 | 별강 아름다움에 관하여 | 零度 | 2022.12.09 | 146 |
240 | [一簣爲山(19)-서간문해설]與李儀甫 1 | 燕泥子 | 2022.11.28 | 111 |
239 | 별것 아닌(없는) 아침일기 (142회 속속 자득문) | 수잔 | 2022.11.24 | 161 |
238 | essay 澹 6. 타자성과 거짓말(141회 속속 별강문) 1 | 肖澹 | 2022.11.12 | 248 |
237 | 길속글속 140회 별강 ---그대, 말의 영롱(玲瓏) | 지린 | 2022.10.28 | 218 |
236 | 139회 강강. <아직 끝나지 않은 싸움> | 늑대와개의시간 | 2022.10.19 | 183 |
235 | 138회 자득문, <천(淺)하고 박(薄)한 자의 기쁨(悅)> | 수잔 | 2022.10.19 | 259 |
234 | 130회 강강, <허리편> | 수잔 | 2022.10.19 | 153 |
233 | 139회 별강 <리비도적 애착관계를 넘어 신뢰의 관계를 맺을 수 있을까> 1 | 簞彬 | 2022.10.13 | 256 |
232 | [一簣爲山(18)-서간문해설]與宋雲峯仲懐書 3 | 燕泥子 | 2022.10.04 | 25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