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읽기(141회)(1-2)

by 燕泥子 posted Nov 07,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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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ne Art

                             ELIZABETH BISHOP

 

 

The art of losing isn’t hard to master;

so many things seem filled with the intent

to be lost that their loss is no disaster.

 

Lose something every day. Accept the fluster

of lost door keys, the hour badly spent.

The art of losing isn’t hard to master.

 

Then practice losing farther, losing faster:

places, and names, and where it was you meant

to travel. None of these will bring disaster.

 

I lost my mother’s watch. And look! my last, or

next-to-last, of three loved houses went.

The art of losing isn’t hard to master.

 

I lost two cities, lovely ones. And, vaster,

some realms I owned, two rivers, a continent.

I miss them, but it wasn’t a disaster.

 

—Even losing you (the joking voice, a gesture

I love) I shan’t have lied. It’s evident

the art of losing’s not too hard to master

though it may look like (Write it!) like disaster.

 



고비라는 이름의 고비 


                                                        

고비에 다녀와 시인 C는 시집 한 권을 썼다 했다 고비에 다녀와 시인 

K는 산문집 한 권을 썼다 했다 고비에 안 다녀와 뭣 하나 못 읽는 엄마

는 곱이곱이 고비나물이나 더 볶게 더 뜯자나 하시고 고비에 안 다녀와 

뭣 하나 못하는 나는 곱이곱이 자린고비나 떠올리다 시방 굴비나 사러 

가는 길이다 난데없는 고비라니, 너나없이 고비라니, 너나없이 고비는 

잘 알겠는데 난데없이 고비는 내 알 바 아니어서 나는 밥숟갈 위에 고비

나물이나 둘둘 말아 얹어드리는데 왜 꼭 게서만 그렇게 젓가락질이실까

자정 넘어 변기 속에 얼굴을 묻은 엄마가 까만 제 똥을 헤쳐 까무잡잡한 

고비나물을 건져 올리더니 아나 이거 아나 내 입 딱 벌어지게 할 때 목

에 걸린 가시는 잠도 없나 빛을 보자 빗이 되는 부지런함으로 엄마의 흰 

머리칼은 해도 해도 너무 자라 반 가르마로 땋아 내린 두 갈래 길이라는

데 어디로 가야하나 조금만, 조금만 더 필요한 위로는 정녕 위로 가야

만 받을 수 있는 거라니 그렇다고 낙타를 타라는 건 상투의 극치, 모래

바람은 안 불어주는 게 덜 식상하고 끝도 없는 사막은 안일의 끝장이니

해서 나는 이른 새벽부터 고래고래 노래나 따라 부르는 까닭이다 한 구

절 한 고비, 엄마가 밤낮없이 송대관을 고집하는 이유인즉슨이다



김민정,  <그녀가 처음 느끼기 시작했다> , 문학과지성사, 2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