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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회 속속에서 함께 읽을 우리한시는 고의후(高義厚)의 <詠菊국화를노래함>입니다.
시인은 생몰미상(生沒未詳)이나, 위항시인(委巷詩人)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위항(委巷)이란 “좁고 지저분한 거리”를 뜻하는 단어인데, “조선 선조 때부터 시작된 중인(中人), 서얼(庶孼), 서리(胥吏) 출신의 하급 관리와 평민들에 의하여 이루어진 문학”을 위항문학(委巷문학)이라고 하는 데서, 시인이 활동했던 시대나 출신을 짐작해 볼 수 있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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有花無酒可堪嗟
有酒無人亦奈何
世事悠悠不須問
看花對酒一長歌
꽃있고술없으면아!참을수있겠건만
술있고친구없으니역시어찌하겠는가
세상일멀고아득하니사리를따져묻지않고
꽃보며술잔들어한바탕긴노래부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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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 운(韻)은 嗟(차),何(하),歌(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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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초담네 책방에서 도연명(陶淵明, 365~427) 전집을 샀습니다.
그 책에 詩 “九日閒居 9월9일날한가로이지내며”가 있지요,
음력 9월9일, 국화주를 마신다는 중양절(重陽節)에 쓴 시인데,
그 시의 서문에 “秋菊盈園, 而持醪靡由.가을국화정원에가득한데, 가진술이없어서)”라는
구절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