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4월10일에 처음 연재를 시작하였고, 2주라는 주기를 정하여 6개월의 연재를 약속했습니다.
行知(1) 듣기의 수행성
行知(2) ‘순서’와 ‘절차’라는 것
行知(3) 서재
行知(4) 여성
行知(5) 비평에 의지하여
行知(6) 후배-되기
行知(7) ‘거짓과 싸운다’
行知(8) ‘마테오 리치’와 ‘현장법사’를 마무리하는 별강문
行知(9) <속속, 2017년 겨울>
10번째 글 ‘대궁과 재강’: '(현대) 한국인이란 누구인가?'
行知(11) 매개(성)
12번째 글 ‘살다,쓰다’: ‘始乎爲士終乎爲聖人’
行知(13): 말로 짓는 집
총 13편의 글을 홈페이지에 게시하였습니다. 별강이나 숙제를 위하여 쓴 글로 연재를 네 번 대체하였고, 한 번은 예전 글로 (겨우) 약속을 이행하였습니다.
그래도 스스로 정한 기한이 다 되어서 <行知> 연재를 일단락하고자 합니다.
*
새로운 연재 주제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일관성이 없었던 지난 글의 패턴을 보정/보완할 수 있는 주제를 선택하고 싶어서요. (혹시, 추천해주실 만한 주제가 있다면 권해주셔도 좋겠습니다.)
*
말해봐야 알고 써봐야 알 수 있는 것이 제게도 있었습니다. 나온 말과 글에 시달리는 순간에만, 조금이나마 겸허하고 조금 더 조심할 수 있었으니 연재가 안겨준 소득을 작게 볼 수는 없을 듯합니다.
한편, 쓴 글을 반복해서 읽는데, 퇴고의 과정이었던 것이 슬며시 ‘거울’로 바뀌어 있기도 했습니다. 어느 날, 쓴 글이 타인의 입을 통해 제게 다시 왔을 때 하필 글 반대쪽에 서려던 찰나였어요. 일순 ‘거울’의 쾌락은 부끄러움으로 바뀌었습니다. 스스로 발화한 말과 쓴 글을 대하는 태도. 두렵게, 또 굳건히 서는 것을 배울 수 있을까요.
길지 않은 분량이어도 논리를 자주 잃어버리기에 잇고 덧대고 삭제하고 보완하는 노동을 배워갑니다. 남에게 읽힌다는 사실은 허영과 협상하며 보다 나은 말을 찾는 일로 번지기도 하는 것 같아요. 붙잡고 있다 보면 조금 더 나은 말이 생기기도 하고, 좀 더 경험과 가까운 표현이 떠오르기도 하데요. (아하, 초보자의 말 많음을 눈감아주셔요)
청명한 가을이 왔고 겨울도 오겠지요. ‘行知’ 연재를 마무리합니다. 곧, 다시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