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李叅奉榮世書戊午
地北天南音問杳然回首歸雲夢魂徒勤卽惟酷熱兄履萬相慰遡交至元祿千里駄病無擾幸矣官閒晝静調養得矣而才弱任重懼切覆餗恐負拔擢之恩日夜兢惶家姪承宣之除又出此際妙年頂玉今昔之㪽榮而成滿至此招損必至以榮爲懼不得不凛凛耳居諸不留季父初朞已迫而人事變遷翊姪又夭遙想哀從心事實不忍爲懐也
朴谷集 : 조선 후기의 문신학자 이원록(1629~1688)의 시문집이다.
地北天南音問杳然
지북천남음문묘연
서로 멀리 있어 소식이 아득하기만 합니다.
- 地北天南 : 서로 멀리 있다.
- 音問 : 소식
- 杳然 : 묘연, 아득하다
回首歸雲夢魂徒勤
회수귀운몽혼도근
고개를 돌리니 구름이 돌아갑니다. 꿈속에서 몽혼만이 쓸데없이 바쁩니다.
- 徒 : 쓸데없이
- 勤 : 바쁘다
卽惟酷熱兄履萬相慰遡交至
즉유혹열형리만상위소교지
지금 더운 날씨에 형님의 동정이 만상하리라(여러 도움이 많으리라) 여겨 위안되고 마음이 쏠리는 것이 번갈아 잇따릅니다.
- 卽 : 지금
- 酷熱 : 더운 날씨
- 兄履 : 형님의 동정, 체후
- 萬相 : 여러 도움을 받다.
- 慰遡交至 : 위소교지, 위안되고 쏠리는 마음이 번갈아 잇따르다.
元祿千里駄病無擾幸矣
원록천리태병무요행의
저는 천리길에 태병이 아주 심하지는 않으니 다행입니다.
- 元祿 : 편지 쓴 이의 이름
- 駄病 : 태병, 말을 오래 타서 허벅지가 벗겨지는 병
- 擾 : 시끄러울 요, 搖(흔들다, 흔들리다, 세다)의 의미
官閒晝静調養得矣
관한주정조양득의
관청은 한가하고 낮에는 고요해서 조양할 수 있습니다.
- 官 : 관청
- 調養 : 몸을 보하다. 유의어 : 조리(調理)
- 得 : 할 수 있다.
而才弱任重懼切覆餗恐負拔擢之恩
이재약임중구절복속공부발탁지은
그러나 재주는 미약한데 임무는 중해서 일을 그르쳐서 임금님이 발탁해주신 은혜를 저버릴까 두려워합니다.
- 而 : 그러나
- 才弱任重(재약임중) 재주는 미약하나 임무는 중하다.
- 覆餗 : 솥을 뒤엎다. 折足覆餗(절족복속), 易經에 나오는 말로 나라를 다스리는데 있어서 소인을 쓰면 그 중임(重任)을 견디지 못하여 나라를 위태롭게 만듦을 이르는 말, 覆餗之憂(복속지우)로도 쓰인다.
- 拔擢之恩(발탁지은) : 발탁해주신 은혜
日夜兢惶
일야긍황
밤낮으로 전전긍긍하면서 황송해 합니다.
- 兢惶 : 긍황, 삼가고 두려워함
家姪承宣之除又出此際
가질승선지제우출차제
집안 조카가 승지의 제수를 받아서 또한 세상에 나오는 이때에
- 家姪 : 집안 조카
- 除 : 제, 벼슬을 주다, 임명하다
- 此際 : 이때
妙年頂玉今昔之㪽榮
묘년정옥금석지소영
어린나이에 벼슬을 한 것은 지금이나 옛날이나 영광스러운 바
- 妙年 : 어린 나이, 스물 안팎의 꽃다운 나이[네이버 사전]
- 頂玉(정옥) : 벼슬을 하다. 머리에 장식하는 玉貫子(옥관자)를 뜻함
- 㪽 ; 바 소
而成滿至此招損必至
이성만지차초손필지
지만 번성함이 가득 찬 것이 여기에 이르러 손해를 부르는 것이 반드시 이를진데
- 而 : 역접 접속사
- 招 : 부를 초
- 損 : 덜 손, 손해
以榮爲懼不得不凛凛耳
이영위구부득불늠늠이
영광을 두려움 삼아서 부득이 근심하지 않을 수 없을 따름입니다(이중부정의 의미).
- 不得 : 부득이
- 凛 : 찰 늠, 두려워하다, 근심하다
居諸不留季父初朞已迫
거저불유계부초기이박
세월이 남아있지 않으니 막내 아버지의 소상이 이미 박두했습니다.
- 居諸 : 거저, 日居月諸, 세월
- 季父 : 막내 아버지
- 朞 : 돌 기, 소상(小祥), 돌아가신지 한 돌 만에 지내는 제사
- 迫 : 박, 닥치다, 다가오다
而人事變遷翊姪又夭
이인사변천익질우요
그리고 사람의 일은 늘 변천해서 조카 익 또한 요절했습니다.
- 而 : 그리고, 맥락에 따라 여기서는 순접
- 變遷 : 변천
- 翊 : 익, 사람 이름
遙想哀從心事實不忍爲懐也
요상애종심사실불인위회야
멀리서 생각하건데 조카 익의 상주가 된 아버지의 심사가 어떠할지 슬픈 마음을 참지 못하겠습니다.
- 遙想 : 멀리서 생각하다.
- 哀從 : 상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