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念仏においては, 計らいのないことが敎義である.”
(親鸞, <歎異抄>)
My life has been the poem I would have writ
My life has been the poem
I would have writ
But I could not both live and utter it.
Awakening in New York
Maya Angelou
嚴惲 (yányùn)
春色冉冉歸何處
chūnsè rǎnrǎn guī héchù
更向花前把一杯
gèngxiàng huāqián bǎ yìbēi
盡日問花花不語
jìnrì wènhuā huābùyǔ
爲誰零落爲誰開
wèishuí língluò wèi shuíkāi
李商隐 (Lǐ Shāngyǐn)
尋芳不覺醉流霞
xúnfāng bùjué zuì liú xiá
依樹沈眠日已斜
yīshù shěnmián rìyǐ xié
客散酒醒深夜後
kèsǎn jiǔxǐng shēnyè hòu
更持紅燭賞殘花
gèngchí hóngzhú shǎngcán huā
沈德潜 (shěndéqián)
白雲生高原
báiyún shēng gāoyuán
忽渡南湖去
hūdù nánhú qù
遙知隔溪人
yáozhī géxī rén
應與雲相遇
yīngyǔ yúnxiāngyù
Il faisait si chaud qu’il laissait au courant de la route tous ses vêtements un à un.
Il les laissait accrochés aux buissons. Et, quand il fut nu, il s’approchait déjà de
la ville. Une honte immense s’empara de lui et l’empêcha d’entrer. Il était nu et
comment ne pas attirer les regards ?
Alors il contourna la ville et entra par la porte
opposée. Il avait pris la place de
son ombre qui, passant la première, le protégeait.
운명의 형식
물은, 하늘로 간다, 산길을 오를 때
계곡이 되어 흐르는 개울은 발목을 적시지만
마음도 미리 젖었는지, 수풀 사이로
물소리를 피워올리는 여울의 긴 여로
어떤 울림은 물무늬와 파장으로 허공중을
가득 채워놓기도 하지
안개 잦아들며 골짜기 문득 비 서성거린다
저쪽 능선까지는 시선이 닿지 않는다, 저 계곡
어느 하류에서도 연어들은
한 시절의 방랑을 기억하지 않을 것이다
다만 물 냄새로 끝없는 母川을 이루는
운명의 근원으로 이끌릴 뿐
풍경은 산비탈의 가까운 광경들 굴참나무 숲들이
세월은 견디며 그 자리에 선 것을 보여준다
어떤 필생으로 우리가 저렇게 묶인다 해도
너무 아름다워서 거기서 마쳐도 좋을
無化에의 세부들도 있었을 것이다
때로는 텅 빈 경이로 우리 슬픔을 가두던
마침내 바꿀 수 없었던 형식이 있었듯이
우리는 이제 계곡 저쪽으로는 건너가지 못할 것이다
여기 어디 우리 능선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비 그치자 산맥이 내려놓은 초록 잎사귀마다
이슬 매달려 반짝인다, 사라지는 내용의
또한 투명함이여
저 초록처럼 나 지금 물든 사랑이 있어
내 사랑 슬픔은 완성하지 않는다, 다만
순간순간 그 모습으로 낡아가도록 둘 뿐
어떤 바꿈살이도 배추흰나비가 제 애벌레를 기억하지 않듯
속으로 흘러내리는 마음도 오래 보고 있으면
물소리에 섞여 풍경에서 허공으로
저렇게 한없이 지워져버리는 것을!
-김명인『푸른강아지와 놀다, 1994』수록 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