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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곧 오코너의 <good man is hard to find>를 읽게 됩니다. 물론 이 책은 '문학'이며, 우리도 이 교재를 '문학으로서' 읽고 토의하려고 합니다. 이 참에 문학을 문학으로서 읽고 이해하고 함께 말을 나누는 일에 대해 각자 나름의 생각을 키워보기 바랍니다. 사실 이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심지어 문학평론가들조차 문학을 문학으로 다루지 않(못하)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문학작품을 광고로, 보고서로, 역사적 기억으로, 규탄/호소문으로, 행정표(itinerary)로, 흥미로운 이야기로, 정신 혹은 사상의 재편(再現)으로 읽기도 하지만, 이는 '아직' 문학적 글쓰기의 본령에 도달한 독서가 못 됩니다. 


2. '악마는 해석 속에'라는 말이 있듯, 그 모든 작품은 쓰는 작가와 읽는 독자를 매정하게 갈라놓습니다. 읽는 작품은 이미 쓰는(써놓은) 작품이 아니라는 말이기도 합니다. 실상이 이럴진대, 이국의 말로 번역해 놓은 문학 작품의 운명은 과연 어떠할까요. 이번 교재를 다룰 때에는 바로 이점을 매섭게 살펴보기 바랍니다. 오코너가 쓴 <good man is hard to find>는 어느 한국인이 번역한 <좋은 사람은 드물다>와 같은 작품일까요? 오코너라는 미국 작가는 말하자면 '낫 놓고 기역자도 모르는 사람'이 아니던가요? 당연히 오코너가 쓴 작품은 <good man is hard to find>이지 <좋은 사람은 드물다>가 아닙니다. 한시도 잊지 말기 바랍니다. 오코너는 <좋은 사람은 드물다>의 작가가 아닙니다! (마찬가지로, 한강이 노벨상을 수상한 이유는 매우 수상한데, 그 심사위원이라는 이들은 모짝 한글을 알지 못하고, 한강 또한 오직 한글만으로 작품을 썼기 때문입니다. 한강의 노벨상 수상이 성립하려면, 한글로 작품을 쓰는 한강과 영어/불어판을 읽는 심사위원들의 사이를 '문학적으로' 이어줄 수 있어야 하는데, 이는 애초부터 가능하지 않습니다. 이런 뜻에서 문학은 인간이 만든 글쓰기의 종류 중 가장 완고하게 보수적입니다. 다소 강한 표현이긴 하지만, 내가 보기에 번역을 매개로 제도화되는 그 모든 문학상이란 달밤에 긴 꼬리 원숭이 하품하는 소리인 것이지요.)


3. 문학적 언어란 살(flesh)이 약동하는 말입니다. 인간은 외골격(exoskeleton)이 아니라 내골격(endoskeleton)을 지니고 있는데, 비유하자면 번역이란 (아무래도!) 살과 근육을 없애고 내골격을 외골격화하는 꼴에 가깝습니다. 로봇과 인간의 차이를 역시 피부와 느낌에서 찾는 이들이 있듯이, 내가 보기에는 제아무리 좋은 번역서도 그게 문학이라면 역시 인간을 로봇으로 재조립한 꼴에 지나지 못합니다. 번역의 현실적 필요성이나 제한된 유용성을 무시하는 게 아닙니다. 일단 번역해 놓으면 (아무래도!!) 그것은 그 작가의 작품이 아닌 것입니다. 그것은 그 작가의 작품에 '관한' 무엇이긴 하겠지만 말이지요. 


4. 문학은 번역하지 말아야 한다는 게 내 지론입니다. 자본이 침투하지 못하는 사용(使用)의 영역을 보존해야 하는 것처럼, 번역(언어적, 제국주의적 수치화)이 점유하지 못하는 영역을 남겨두어야 하는 게 문학적 가치의 본령을 지키는 일입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하므로, 번역된 문학을 읽으려는 이들은 어떤 '준비'를 하고 '꾀'를 부려야 할 수밖에 없습니다. 


5. 후배들에게 오코너의 작품을 읽히고 토의하려는 내 심사는 분열되어 있습니다. 번역된 글을 읽고도 아무 문제의식이 없는 시속의 안이한 비평의식에 절망하고, 원문을 완벽히 읽어내지 못하면 접근하기 어려운 그 '글속'의 장벽에 또한 절망합니다. 그러나 사람은 영특한 존재이므로, 어떻게든 읽어 보아요...아, 얻는 게 있을 테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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