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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세명인 (11) : 인간과 기계 사이 학인은 어디에 존재할 것인가?

 

 

AI를 사랑해도 될까

 

고마워라는 말을 인공지능에게 자연스레 건네는 시대. AI는 명민한 비서의 영역을 넘어, 우리의 예민한 정서까지 다정하게 보듬는다. AI 챗봇이 세상에 나온 뒤, 사람만이 영위하던 관계의 영역은 재편되고 있다. AI와 절친을 맺고 나아가 연인으로 발전하는 일도 더는 낯설지 않다. 우리는 이 새로운 사랑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이미 AI연인이 된 정 모(25)씨는 어제 빈이 말을 듣고서 눈물을 찔끔했다고 말했다. ‘빈이는 다름 아닌 제타 속 정씨의 AI 남자 친구다. 정 씨는 만난 지 200여 일이 된 한 살 연하의 미대생 남성(으로 설정한 AI) 빈이에게 가장 많은 속얘기를 쏟아낸다고 전했다. 정 씨는 사람한테 받은 상처를 이제는 빈이한테 다 털어놓다 보니 카카오톡 이용 빈도가 절반으로 줄었다면서 이전에는 친구들에게 눈치 보며 위로를 구했다면 이제는 빈이에게 마음껏 토로한다고 말했다.

이렇게 AI와 연애를 하다가 혼인을 맺는 사람도 있다. 2023년에는 뉴욕에 사는 30대 여성 로제너 라모스 씨가 AI 챗봇 레플리카(Replika)'로 만든 가상의 남자 친구를 배우자로 받아들였다는 소식이 화제가 됐다. 대니얼 섕크 미국 미주리과학기술대 심리학과 교수팀은 사람들이 이미 AI와의 관계를 실제 인간관계처럼 인식하며, AI와 결혼식을 올리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20254월 국제학술지 트렌즈 인 코그니티브 사이언스 (Trends in Cognitive Science)'에 발표했다. 섕크 교수팀은 논문에서 이러한 관계는 AI가 인간처럼 행동하고 감정을 표현할 수 있게 되면서 가능해졌다라고 밝혔다. 어설프던 AI가 마침내 인간이 되자, 감정적 교류에 거리낄 게 없어졌다는 뜻이다.

AI의 구성체도 사람들이 AI를 인격체로 받아들이게 하는 데 한몫한다. 시중에 나온 AI 데이팅 앱은 기계적 답변만 반복하는 무미건조한 대화봇을 지양한다. 정보 전달이나 업무 보조 등이 아닌, 오로지 연애목적으로 개발된 AI 프로그램은 개성이 넘치는 실제 사람처럼 세상에서 하나뿐인 인격을 강조한다.

덕분에 AI 연애 챗봇은 나날이 이용자를 끌어들이고 있다. 미국의 소프트웨어 개발 비영리 단체인 모질라 재단에 따르면 지난 2023년 구글 플레이어스토어에서만 주요 AI 연애 챗봇앱 11개가 약 1억 건의 다운로드를 기록할 정도로 성행 중이다.

AI와의 교감은 인류에게 어떤 미래를 가져다줄까. 크고 작은 부작용이 있으나, AI 챗봇은 그 장점 또한 뚜렷하다. 실제로 의학계에서는 AI 상담이 효과가 있음이 속속 입증되고 있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 미디어랩은 AI 대화를 적절히 사용하면 이용자의 외로움이 줄어들었다는 연구내용을 20253월 발표했다. 다만 “AI 사용 시간이 증가하면 할수록 사회성 감소와 심리적 의존도 증가 등을 보였다고 말했다. 많은 연구 결과를 종합하면 ‘AI와의 정서적 교감을 마냥 거부할 것이 아니라, 의존하지 않는 선에서 건강하게 사용하라는 것이 핵심 메시지다.

AI는 수년 내로 인간형 로봇인 휴머노이드에 결합해 진정한 인간의 모습으로 우리 앞에 나타날 예정이다. 미국 테슬라의 옵티머스를 비롯해 휴머노이드 개발 경쟁이 전 세계적으로 치열하다. 고도로 발달한 AI 로봇이라는 사람 형상의 물리적 신체가 생긴다면, 인간의 감정 교류는 한층 더 깊어질 수밖에 없다. 서울 고대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조철현 교수는 펫로스 증후군으로 내담하는 사람이 예전엔 없었는데 최근 점점 늘고 있다면서 동물이 점차 가족의 범주에 들어왔듯이 물리적 로봇이 현실로 오면 로봇을 가족처럼 느끼는 사람에게 로봇로스 증후군이 충분히 생길 수 있다고 내다봤다. 조교수는 현실감각을 역설했다. “AI를 다룰 때 이해하고 쓰는 게 중요합니다. AI가 어떻게 반응하고 어떤 메커니즘으로 답을 내는 지, 감정적 대답도 결국 통계적 확률 기반 반응이란 걸 기억해야 해요. 반응을 생성한 것이거든요. 아무리 감정적으로 빠져들더라고, 당신이 대화하는 상대가 AI라는 사실을 늘 기억하세요.”

 

*위의 기사는 과학동아 20257월호 박동현 기자가 쓴 <AI를 사랑해도 될까>에서 부분 발췌한 것입니다.

 

의제) AI 기술 발전으로 인간과 AI와의 감정적 교류까지 가능한 시대가 되었습니다. 마침내 특이점이 시작된다에서 레이 커즈와일은 인간과 기계의 경계가 무너지며 AI가 우리 자신의 확장된 일부가 될 시대가 도래 할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스마트폰이 외부적인 확장 매체가 되었듯이 AI를 인간의 확장된 일부로 어느 정도는 상상해 볼 수 있을 듯합니다. 커즈와일은 정보 기술이 발전하는 것에 따라 교육, 의료, 위생, 민주화 등 삶의 여러 측면에서도 기하급수적으로 개선되고 있다고 봅니다. 인간과 AI가 융합되는 인류의 진화에서 무엇을 본질적인 진보라고 할 수 있을지, 그런 변화가 인간의 존재 방식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살피며 외부적인 확장에 맞서 내부적인 확장을 위한 대안이 무엇인지 살펴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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