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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회 속속에서 함께 읽을 우리한시는 조선의 시인 백승창(白承昌)의 <詠月달빛을노래하다>입니다.
睡起推窓看
非冬滿地雪
呼童急掃庭
笑指碧天月
자다일어나창문을밀어열고보니
겨울도아닌데땅에눈내려가득하다
아이를불러급히마당을쓸라하니
웃으며손가락으로푸른하늘의달을가리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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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중에 잠에서 깨어나 밖으로 나갔을 때, 마당 가득 달빛뿐이었던 때가 있었습니다. 세상은 고요하고 가만히 정지해 있었습니다. 나는 마루에 앉아 있다가 토방으로 내려와 신발을 신고 마당으로 들어섰습니다. 아주 오래 전의 그 일이 기억나는 것은, 어쩌면 전혀 다른 빛 속으로 들어섰기 때문일 것입니다. 달빛은 그림자는 가능하지만 색깔은 불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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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금 어떤 “빛” 가까이 있는가, 하는 질문을 해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