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을 시작한지 3개월이 되어간다. 일주일동안 나에게 주어진 168시간 중에 운동을 하는 시간은 3시간뿐이지만 매일매일 알이 배기지 않은 날이 없던 3개월이었다. 첫날엔 온몸이 쑤셔대는 통에 그 이튿날까지도 끙끙 누워 앓았고 차츰 좋아지긴 했지만, 오늘도 나는 근육통 중이다.
나름 초급반에서는 앞자리에 앉을 수 있는 영광(?)도 얻었었다. 자신감을 얻어 승급심사신청을 했다. 그다음날, 처음 보는 관원 셋이 허리에 블랙벨트를 메고 앞에 앉아 있었고 낯선시선을 품은 채 시작한지 몇분, 그들의 실력을 보는 순간 누가 말해주지 않아도 더 열심히 해야한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몸이 감당하기에 쉬운 한계가 있다는것도, 언제나 그 한계와 합의하고 있다는 것도 알았다. 호흡을 이용하면 근육운동의 수를 늘리는데 도움이 된다는 것도 알게 되었고 그 뒤로 호흡과 함께 차츰 그 개수를 늘리면서, (합의에 익숙한) 임계의 지점을 지날수 있다는 것도 알았다. 하지만 몸은 (칼같이) 근육통을 호소했고 "안쓰던 근육을 잘 사용했다는 증거로 근육통이 생기니 기분이 좋다"는 말을 얻어 그 말과 함께 몸이 호소하는 근육통을 보살폈다. 차츰 버겁게 운동하고 돌아가는 걸음의 시간이 쌓이는 만큼 나 자신과의 신뢰도 쌓을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책장을 옮길 사정이 생겨 그동안 속속에서 공부했던 자료들을 모조리 꺼내어 하나하나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다. 2018년 9월부터 지금까지 공부한 흔적들을 살피게 되면서 나에게 버거웠던 시간들, 그동안 통과했던 책들, 말과 글들을 다시 볼 수있었다. 공부도 언제나 힘들고 버겁게 하고 있는것이 좋아지고(잘하고) 있다는 증거가 될수 있지 않을까? 버겁게 공부하고 돌아가는 걸음의 시간이 쌓이는 만큼 나아지는 나 자신과 더불어 주변이 조금 밝아지는 날도 올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