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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1.27 15:38

시 읽기 (121회)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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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now Man (1932)


                       Wallace Stevens (1879-1955)
   
One must have a mind of winter
To regard the frost and the boughs
Of the pine-trees crusted with snow;

And have been cold a long time
To behold the junipers shagged with ice,
The spruces rough in the distant glitter

Of the January sun; and not to think
Of any misery in the sound of the wind,
In the sound of a few leaves,

Which is the sound of the land
Full of the same wind
That is blowing in the same bare place

For the listener, who listens in the snow,
And, nothing himself, beholds
Nothing that is not there and the nothing that is.




사전(辭典)을 펼치는 시간



 

문득

고개를 돌려 손을 뻗으면

사전(辭典)이란 게 짚이고 열린다

사전은 늘 말 없는 수동태로 존재하며 손가락에 얹힌 작은 의욕의 개입을 기다린다

 

 

모른다는 마음의 틈에 생기는

무죄의 빛살

오직 모르는 자가 들추어내는 낮은 자리

책으로 부풀어오른 지식의 포만과

비수처럼 헤어진다

 

 

죄 없는 삶을 묻는다면

사전을 찾는 시늉으로

책 속의 빈 곳을

오체투지(五體投地)로 끌어안는 항복의 몸짓으로

 

 

모른다

모른다

 

 

너를 모른다

나날이 행해지는 분서갱유(焚書坑儒)의 어두운 움집 속으로

존재를 기울여

하아얀 사전을 찾으면

죄 없는 자리

숲의 새처럼 벌써 아득하다

 

 

*이 시는 선생님의 시집 옆방의 부처』 63쪽에 수록된 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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