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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09 20:32

시읽기(51회)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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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s ich nachher von dir ging

 

Als ich nachher von dir ging

An dem großen Heute

Sah ich, als ich sehn anfing

Lauter lustige Leute.

 

Und seit jener Abendstund

Weißt schon,die ich meine

Hab ich einen schöneren Mund

Und geschicktere Beine.

 

Grüner ist, seit ich so fühl

Baum und Strauch und Wiese

Und das Wasser schöner kühl

Wenn ich's auf mich grieße.

 

Bertolt Brecht (1898- 1956)




 

 

新晴

xīnqíng

                          劉攽 liúbān

靑苔滿地初晴後

qīngtái mǎndì chū qíng hòu

綠樹無人晝夢餘

lǜshù wúrén zhòumèng yú

惟在南風舊相識

wéi zài nánfēng jiùxiāngshí

偸開門戶又翻書

tōu kāi ménhù yòu fānshū



조선 이정귀 <尋僧>

石徑崎嶇杖滑苔

淡雲疎磬共徘徊

沙彌雙手迎門語

師在前山宿未回


 

조선 송시열 <赴京>

綠水喧如怒

靑山默似嚬

靜觀山水意

嫌我向風塵


落花枝に歸ると見れば胡蝶かな。

荒木田守武,1473~1543)





Fétiche

 

Petite poupée, marionnette porte-bonheur, elle se débat à ma fenêtre, au gré du vent. La pluie 

a mouillé sa robe, sa figure et ses mains qui déteignent. Elle a même perdu une jambe. Mais 

sa bague reste, et, avec elle, son pouvoir. L'hiver elle frappe à la vitre de son petit pied 

chaussé de bleu et danse, danse de joie, de froid pour réchauffer son cœur, son cœur de bois 

porte-bonheur. La nuit, elle lève ses bras suppliants vers les étoiles.

 

Pierre Reverdy (1889-1960)





웃는다, 웃어야 하기에

 

 

                                                  심보선

 

 

1

 

아버지가 돌아가신 이래

이 집안에 더 이상 ​거창한 이야기는 없다

다만 푸른 형광등 아래

엄마의 초급영어가 하루하루 늘어갈 뿐

엄마가 내게 묻는다, 네이션이 무슨 뜻이니?
민족이요, 아버지가 무척 좋아하던 단어였죠

그렇구나

또 뭐든 물어보세요

톰 앤드 제리는 고양이와 쥐란 뜻이니?

으하하, 엄마는 나이가 드실수록 농담이 느네요

나는 해석자이다

크게 웃는 장남이다

비극적인 일이 다시 일어난다 해도

어디에도 구원은 없다 해도

나는 정확히 해석하고

마지막에는 반드시 큰 소리로 웃어야 한다

장남으로서, 오직 장남으로서

애절함인지 애통함인지 애틋함인지 모를

이 집안에 만연한 모호한 정념들과

나는 끝까지 싸울 것이다

2

바람이 ​빠진 아버지의 자전거를 타고 천변을 달릴 때

풍경의 남루한 진실이 조금씩 드러난다

꽃이 피고 지고

눈이 쌓이고 녹는다

그뿐이다

그리고 간혹 얕은 여울에서

윤나는 흰 깃털을 과시하며 날아오르는 해오라기

오래전에 나는 죽은 새를 땅에 묻어준 적이 있다

그 이후로 다친 새들이 툭하면 내 발치로 다가와 쓰러지곤 하였다

지저귐만으로 이루어진 유언들이란 얼마나 귀엽던지

한쪽 눈이 먼 이름 모를 산새 한 마리

이쪽으로 뒤뚱대며 다가온다

지저귐, 새의 발랄한 언어가 없었다면

그것은 단지 그늘 속에서 맴도는 검은 얼룩이었겠지만

3

나는 엄마와 가을의 햇빛 속을 거닌다

손바닥을 뒤집으니 손등이 환해지고

따사롭다는 말은 따사롭다는 뜻이고

여생이란 가을, 겨울, 봄, 여름을 몇 번 더 반복한다는 거다

가을의 햇빛 속에서

다친 새들과 나와의 기이한 인연에 대해 숙고할 때

세상은 말도 안 되게 고요해진다

외로워도 슬퍼도 엄마의 심장은 디덤디덤 뛰겠지만

빌딩 옥상에서 뛰어내린 한 자살자는

몸을 던지는 순간에 점프! 라고 외쳤다고 한다

그의 심장은 멈추기 직전까지

디디덤 디디덤 엇박자로 명랑하게 뛰었겠지만

그늘 속에 버려진 타인의 물건들

그 흔해빠진 손바닥과 손등들

냉기가 뚜렷하게 번져가는 여생을 어색하게 견디고 있다

견뎌낼 것이다, 그래야만 하기에

4

내게 인간과 언어 이외에 의미 있는 처소를 알려다오

거기 머물며 남아 있는 모든 계절이란 계절을 보낼테다

그러나 애절하고 애통하고 애틋하여라, 지금으로서는

내게 주어진 것들만이 전부이구나

아아, 발밑에 검은 얼룩이 오고야 말았다​

햇빛 속에서든 그늘 속에서든

나는 웃는다, 웃어야 하기에

지금으로서는

내게 주어진 것들만이 전부이기에

지금으로서는​

 

 

 

심보선 시집 『슬픔이 없는 십오 초』(문학과 지성사, 2008) 수록 詩




On The Critical Attitude


Bertolt Brecht



The critical attitude

Strikes many people as unfruitful

That is because they find the state

Impervious to their criticism

But what in this case is an unfruitful attitude

Is merely a feeble attitude. Give criticism arms

And states can be demolished by it.



Canalising a river

Grafting a fruit tree

Educating a person

Transforming a state

These are instances of fruitful criticism

And at the same time instances of 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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