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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인재 강의장에 있는 칠판을 새로 칠하는 작업을 하였습니다.

번듯한 청산(淸算)과 반드르르한 첨단의 시대와 어긋내며

사물을 다독이고 손질하는 노동이

정성(精誠)으로 빚어지는

조금은 다른 장소에서 함께 어울렸습니다.


*

이ㄷㅅ씨가 솜씨와 노동을 이바지 해주었고,

숙인 지린, 연니자, 임ㅁㅇ씨, 초담이 애써주었습니다. 

누군가는 칠판작업에 여념이 없었고,

누군가는 틈틈이 원목화분대를 손질하고

정원수를 휘감은 덩굴 제거 작업 등을 하며,

누군가는 일하는 이의 처지를 생각해 

차(茶)와 간식을 살뜰히 챙기는 가없는

노동을 기꺼이 해주었습니다.


*

KakaoTalk_20220920_202739724_02.jpg



  • ?
    零度 2022.09.22 13:21
    우리의 정신이 자라는 것은 장소 또한 자라기 때문일까요? 많은 노고에 고맙습니다.
  • ?
    는길 2022.09.22 16:57
    뒷모습을 보면 누구인지 알 수 있고요
    장소를 보면 누구신지 알 수 있어요.

    수업 중간중간 흑록색 칠판에 정신도 눈도 쉬어 간답니다. 한 층 맑아진 칠판을 거저 누리며 작은 인사를 드릴뿐이어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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