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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0회 속속에서는 장숙의 전신인 장주(장미와 주판)의 선배였던 하여경씨로부터 원불교의 수행법과 씨알서원의 공부법에 대해 듣는 자리가 마련되었습니다. 거의 10여년 전 밀양 외이당 겨울 합숙공부에서 처음 여경 선배를 만났고, 이후 잊었다가, 원불교 수행자의 삶을 살고 있는 여경 선배를 근자에 여러 차례 뵈며, 열심히 참여한 공부 중에 종교를 통해 삶의 양식을 만들어 가기로 한 선배의 결정과 실천의 동력에 대해 무척 궁금하였던 바, 이번 강의를 들으며 선배가 원불교로 귀의하게 된 내력과 원불교의 수행법 전반을 알 수 있게 되어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짧은 인상으로는, 원불교의 수행법이 구체적이고 생활에서 실천해나갈 수 있는 부분들이 많아, 신을 설정해두고 경배하는 초월종교보다 오히려 폭이 넓고(배타성이 없고) 더 나은 사람이 되어감의 느낌과 더불어 공덕을 쌓는 체감을 할 수 있는 생활종교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러한 원불교의 교무로 생활이 곧 종교적 실천이 되는, 매사가 진검승부인 순간순간을 보내는 선배의 생활이야말로 신독, 그 자체일 것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눌이연(訥以然)선생과 인연을 맺으며 공부했던 씨알서원을 추억하는 선배의 글과 말에서는 선생과 서원을 향한 애뜻함이, 젊은 한 시절을 오롯이 바쳤던 순정함이 느껴졌고, ‘사람이 아름답다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에 대한 한 가지 답을 선배를 통해 발견한 것 같아 숙연한 마음이 들기도 하였습니다. 연애, 돈벌이, 취미생활 등 세속적인 즐거움을 따라가는 삶이 한 쪽에 있다면, 그러한 삶으로는 뭔가가 부족하고 허기가 느껴져, ‘진짜 공부라는 좁은 길을 마침내 발견하고 돌이킬 수 없이 그 길을 갈 수밖에 없었던, 마치 운명과도 같은 공부가 선배가 가는 길임을 알게 되었고, 그 길과 그 길에 서 있는 선배가 하나의 확신에 찬 풍경이 되어 제가 걸어가는 공부길을 응원해 주는 것 같았습니다.

   우리는 어떻게 진짜 공부에 접속하는 걸까요? 이 물음에 대한 답을 저는 여경 선배의 말-“저 사람을 따라가야 한다”-에서 찾았습니다. 공부의 끈이 긴 저는, 대학 6, 대학원 6년이라는 긴 세월을 공부하며 많은 교수의 수업을 들었지만, ‘저 사람을 따라가야 한다는 식의 체감을 한 적이 한 번도 없었습니다. 그것은 그들, 교수들이 외국에서 얻은 학위를 배경으로 외국에서 배운 최신 이론들을-대개는 우리 땅의 상황에서 재검토되거나 실험되지 않은-주워섬기기에 급급했던, 영혼이 없는 수업의 한계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생을 걸고 따를 수 있는 스승을 만났기에, 또한 서로에게 거울이 되며 함께 배우는 동학들과 벗하기에, 진짜 공부가 시작되었습니다. “저 사람을 따라가야 한다.”의 '저 사람'이 스승이기도 하지만, 동학들에게 저 자신이 한 자락이라도 저 사람일 수 있도록 운신하고 공부를 통해 '되어가는' 사람이고자 합니다

  공부와 수행에 관한 귀한 경험을 기꺼이 나누어준 여경선배에게 감사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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