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조회 수 270 추천 수 0 댓글 3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당신이 말하도록 하기 위하여(치료의 저편에서)


1. 나(혹은 분석가)는 이제 3의 귀’(교재 61)로 당신(혹은 피분석자)의 말을 들을 준비가 되어 있다. 나는 당신의 말을 <동화>시키기지 않을 것이다. 나는 이해를 <지연>시킴으로써, 아니, 이해함 없이(교재 62), 세심하면서도 자유롭게 들을 것이다. 심지어 나는 훈련의 함정’(교재 81)까지 인식하고 있다. 나는 음성의 리본’(교재 79)으로부터 구두점 찍기혹은 운에 맞춰 끝내기로 나아갈 것이다.


2. 그렇다면 나는 당신으로 하여금 어떻게 말하도록 할 수 있을까? 생각해보라. “‘말하기라는 행동은 하나의 사건과 유사하다.” (라캉) (교재 66) 그리고 정신분석의 힘이 위치하는 곳은 말이 실재계에 가할 수 있는 충격 내에 있”(교재 179)! 당신이 당신의 말로써 당신의 실재계에 가 닿을 수 있도록 하려면, 그러니까 당신의 말이 진정으로 행위 사건이 될 수 있도록 하려면 나는 어떻게 당신을 도와야 할까?


3. 바로 이와 같은 자리에서 나는 ()이라고 알려진 테크닉과 유사”(라캉, 2006, pp.315-16; 교재 138), 몹시 흥미로운 두 개의 테크닉(punctuation-scansion)에 관하여 말하기 시작한다(참고: 운에 맞춰 끝내기는 구두점 찍기의 특별한 강조형태에 불과하다. (교재 130)): 그리고 오직 말이 생겨나게 하기 위하여 그것은 담론을 파괴”(라캉, 2006, pp. 315-16; 교재 138)한다.


4. 당신이 당신의 실재계를 치는 말을 하도록 하기 위하여 나는 담론을 파괴한다. 왜냐하면 나는 당신과 안전하고 잘 구조화된 보호적인 관계”(교재 135)를 맺으러 온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다. (나는 오히려 당신과 잘 헤어지기 위한 관계를 맺는 법을, 헤어지는 것이 잘 되는 관계도 있다는 것을 알리러 온 사람이다. 혹은 헤어짐 자체에 대하여 알리러 온 사람이다(작은 거세로서의 운에 맞춰 끝내기).) “치료체계는 핵심이 아니다.(주1) 오히려 나는 분석가로서의 내 자신의 욕망의 깊은 곳에서 나타난 치료의 저편으로부터 당신을 만나고자 한다. 당신의 에고는 아마도 다른 말을 하고 싶었을 지도 모르나 나는 당신이 하다 만 말, 중간에 중단한 말, 당신이 부인하는 말, 당신이 어리석거나 유치하거나 관련이 없다고 서두에 신호를 보내는 말들을 마저 완성해내도록”(교재 112) 돕고 싶다. 당신의 에고가 아니라 당신의 말각각의 특수한 움직임”(교재 168)에 구두점을 찍는다. 하지만 온전히 내가찍는 것은 아니다. 나는 당신의 (어떤 무의식의) 말을 들으면서 당신이 스스로 자기 삶의 예비적 그림을 스케치하도록도울 뿐이다. 하지만 온전히 당신이찍는 것도 아니다. 당신은 문을 열고 있고, 나는 당신의 움직임에 따라 그저 당신으로부터 무언가를 떼어내고 있을 뿐이다. (일종의 무위(nonaction)(라캉, 2006, p. 314; 교재 135)의 분업이다.)


5. 이렇게 우리는, 당신도 나도 알 수 없는 어떤 말의 특수한 움직임의 자리에 구두점을 찍는다. 우리의 말에는 어떤 조건들이 있다. 우리가 운에 맞춰 끝낸 덕분에 당신에게 어떤 미완성의 임무”(교재 130)가 주어졌을지 모른다. 이 대화가 언제 끝날지 알지 못하기 때문에(가변적 분석시간이 주어졌으므로) 당신은 곧장 중요한 말을 할지도 모른다


6. 하지만 나는 또한 이렇게 생각하기도 한다: 어쩌면 당신은 우리가 대화를 시작한 지 25분이 지나서야 진정한 당신의 욕망의 말을 들려줄 지도 모른다.(주2) 어떤 말들의 지리멸렬한 채워 넣기가 반드시 필요한 말의 움직임도 있는 법이다


주1) 핑크는 치료체계에 대한 조심스러운, 하지만 다소 선명한 반대 입장을 보인다. 증거 몇 가지를 인용한다: 1) ‘치료적 동맹을 세우는 일에 별도의 시간을 들일 필요는 없는데, 만일 피분석자에 의해 제기된 자료들에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인다면 그 관계(혹은 동맹)는 저절로 잘 되어갈 것이다. (교재 160) 2) 분석의 초기시간들은 어떤 것을 고치는일에 목표를 두지 않는다는 것이 명백해져야 [한다.] (교재, 162) 3) 흔히들 분석가는 한 번에 아주 작은 부분들을 단지 깨끗이 쓸어내고 있을 뿐이지만, [..] 조각을 시작할 때 조각가는 실제로 마지막형상을 마음 속에 품고 있을까? (교재 170-71) 4) 라깡은 피분석자가 살아 있어서 행복해할 때 분석이 충분하리만큼 진행된 것이라고 진행되긴 했지만, 그런데도 그는 분석가의 욕망이 스며든 분석가를 만들어내는일에 필요한 치료의 저편과 분석의 치료적인목표 사이를 구분하고 있다(라캉, 2006, p.854; 교재 143-44)

주2) 그녀는 분석시간이 시작되어 몇 분 내에 자신의 아버지를 완고하다고 묘사할 수 있는데, 오로지 25분이 지나서야 남자친구와의 관계에서 정확히 그 표현을 반복하게 된다.” (교재 150)

  • ?
    유재 2024.07.08 14:43
    요청이 있어서 게시하였습니다 ^^;;
  • ?
    바다 2024.07.15 22:49
    유재 발제문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잘 읽겠습니다.
  • ?
    유재 2024.07.18 20:16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1. No Image 17Nov
    by 유재
    2024/11/17 by 유재
    Views 63 

    174회 속속] 결석자의 숙제

  2. No Image 18Oct
    by 如一
    2024/10/18 by 如一
    Views 90 

    속속 결석을 글로 대신하며

  3. No Image 07Oct
    by 유재
    2024/10/07 by 유재
    Views 100 

    171회 속속 조별토의 발제문] 이름: 전형, 혹은 새로운 성찰

  4. 168회 속속 교재를 마무리하며] 정상인, 정신병자, 그리고 상징계의 지혜

  5. 동학들에게,

  6. 166회 속속 조별토의 발제문] 당신이 말하도록 하기 위하여

  7. No Image 03Jun
    by 찔레신
    2024/06/03 by 찔레신
    Views 331 

    164회, 角端飛話 (1-6/계속)

  8. No Image 23May
    by 찔레신
    2024/05/23 by 찔레신
    Views 355 

    한국어의 기원, 遼河문명, 그리고 한국 상고사의 과제

  9. 4月 동암강독

  10. 寂周經, 혹은 몸공부에 대하여 (1-6)

  11. No Image 26Apr
    by 유재
    2024/04/26 by 유재
    Views 202 

    162회 속속 발제문] 공연히, 좀 더 생각해보기: 한자를 정확히 ‘발음한다’는 것은 왜 그토록 중요했을까?

  12. 訓民正音, 혹은 세종의 고독 (1-5)

  13. No Image 12Apr
    by 유재
    2024/04/12 by 유재
    Views 158 

    161회 속속 낭영과 NDSL사이] 짧은 베트남 여행기 - 그들은 화를 내지 않는다.

  14. <최명희와 『혼불』제1권> 발제문을 읽고

  15. 160회 속속 발제문] 최명희와 『혼불』제1권

  16. 속속 157~159회 교재공부 갈무리] 촘스키-버윅 vs. 크리스티안센-채터, 혹은 구조와 게임

  17. 이번 교재 공부를 통하여,

  18. [一簣爲山(23)-고전소설해설] 崔陟傳(2)

  19. No Image 10Jun
    by 지린
    2023/06/10 by 지린
    Views 332 

    (155회 속속 硏講) 가장자리에서

  20. No Image 03Jun
    by 簞彬
    2023/06/03 by 簞彬
    Views 291 

    장독후기(26회) 2023/05/21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6 Next
/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