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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잔인하지않기’에서 신뢰까지: 사회윤리의 새 지평

이번 서촌 강의에서는 사회윤리의 새로운 표석(表石)으로서 ‘잔인하지-않기’와 신뢰를 양 축이 되는 개념으로 제시하고 예증합니다. 전자는 하한선으로 후자는 상한선으로 설정해서 사회윤리의 지평을 재구성하고자 합니다. ‘않기’라는 부정어를 품은 명제를 제시한 것은 (가령 ‘청소-하기’, 보다는) ‘쓰레기-버리지-않기’처럼 부정적 한계를 설정함으로써 최소한의 삶의 품위에 합의하고 이로써 더 나은 인간됨을 위한 상향적 애씀의 길을 분명히 하려는 뜻입니다. 특히 이 하한선을 이루는 윤리는 한국의 역대 대통령들의 통치행태를 통해 예시하고자 합니다.

잔인(殘忍)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마땅한 출발점입니다. 4.3 앞의 이승만처럼, 5.18 앞의 전두환처럼, 세월호 앞의 박근혜처럼, 혹은 이태원 앞의 윤석열처럼 (잔인)해선 안된다는 말이지요. 남을 돕는 것에는 지혜와 수완이 필요하지만, 잔인하지-‘말기’에는 동그란 마음 하나만 있으면 족한 법이므로 사회적 윤리의 하한을 이룹니다. 이는 자경(自敬)이자 자경(自警)의 종(鍾)이랄 수 있습니다. 그 어떤 이데올로기와 정치철학의 고상한 이념도 잔인함을 허용한다면 필경 자기모순에 내몰립니다. 대개 혁명의 급/격(急/激)은 이같은 잘못을 피하지 못한 탓입니다.

신뢰(信賴)는 사회윤리의 상한(上限)입니다. 신뢰는 근본적으로 ‘내용이 없는 자리’이자 그 관계이므로 이상(理想)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신뢰가 자라는 것은 생활과 관계의 구체 속에서 나날이 확인될 수 있을 정도로 드러납니다. 문화와 제도와 인정(人情)과 태도와 약속과 희망의 공유 등을 통해 신뢰는 차츰 제 모습을 갖추게 됩니다. 거꾸로, 종교에서 사랑과 자비를 앙양(昻揚)하는 것은 능히 이해할만 하지만, 인간사의 현실을 다스려야 하는 사회윤리의 영역에서는 적절치 않은데, 이는 ‘잔인하지-않기’라는 윤리의 시금석을 들이대면 금새 드러나는 법입니다. 종교와 사랑과 혁명과 구원의 미명으로 잔인한 짓을 저질러 온 게 부지기수이므로, ‘잔인하지-않기’라는 최소주의적 경계는 미래적 사회윤리의 필수품이어야 합니다. ‘잔인하지-않기’의 땅을 딛고 ‘신뢰’라는 하늘을 올려다보면서 걷는 인간들의 삶과 관계를 윤리학적으로 사유해 보는 일, 이게 이번 강의의 주제입니다.

--

장소/ 서울 서촌, <문화공간 길담>

일시/ 2025/1/4(토), 오후 3시~6시 30분

정원/ 선착순 25명

신청, 문의/ 숙비, 010-2436-8760 (chodamy/daum.net)/

단빈, 010-7150-5441 (mhk97@naver.com)

회비/ 2~4만 (장소의 임대료 후원금입니다. 개인 사정에 따라 스스로 정해 입금해 주어요.)

​*다음번 강의는 2025년 2월 8일(토)입니다.

  • ?
    孰匪娘 2024.12.08 13:13
    위 게시글은 선생님의 블로그에 게시된 글을 옮겨 온 것입니다.
    https://m.blog.naver.com/kdkgkei/2236863203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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