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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세명인(10):‘학벌계급사회에서 교양사회

 

불행한 우리 아이들을 살리기 위하여

 

우리 아이들은 불행합니다. 프랑스의 권위 있는 신문 르몽드한국의 학생들은 세계에서 가장 불행한 아이들이라고 했습니다. “한국의 교육은 가장 경쟁적이고, 가장 고통을 주는 교육이기 때문이라고 이유까지 덧붙였습니다. 독일의 공영방송도 한국의 교육을 취재하러 왔다가, 학생에 대한 일상적인 인권 유린과 학대에 너무도 충격을 받은 나머지 프로그램의 성격을 교육 프로에서 인권 프로로 바꾸어 내보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권위 있는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한국 대학생 열 명 중에 여덟 명이 고등학교 시절을 사활을 건 전쟁터로 기억한다는 충격적인 연구 결과를 내놓았습니다. 경쟁 교육으로 악명 놓은 미국과 중국 학생의 두 배가 넘는 수준입니다.

 

(중략)

 

경쟁 교육이 우리 사회를 얼마나 병들게 했는지를 보여주는 가장 분명한 사례는 최근 우리 교육이 길러낸 최고의 엘리트들이 보인 행태입니다.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환자의 목숨을 볼모로 의료 파업을 일삼는 의사들, 사법 농단을 저지른 고위 판사들에 대해 무죄 판결로 일관하는 판사들, 고위 검찰 간부들에 대한 봐주기 수사에 부끄러움을 모르는 검사들의 행동은 한국 엘리트들의 민낯을 꾸밈없이 보여줍니다. 보편적 정의의 편에 서기는커녕, 이처럼 집단적 이기주의에 매몰된 미성숙하고 무책임한 엘리트가 지배하는 나라는 세계 어디에도 없습니다. 유독 한국의 엘리트 중에 대중을 깔보는 오만한 자들이 많은 이유는 무엇보다도 잘못된 교육 탓입니다. 공부만 잘하면 모든 게 용서되는 교실에서 12년 동안 자란 아이가 어떻게 성숙하고 기품 있는 인간이 되겠습니까.

 

(중략)

 

미국의 작가이자 유명 유튜버인 마크 맨슨은 한국을 세계에서 가장 우울한 나라라고 하면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우울증과 불안, 자살률 등을 근거로 제시합니다. 이처럼 불행한 사회가 된 원인으로는 경쟁과 성과 압박, 특히 절대적으로 잔인한(absolutely cruel) 교육 시스템을 지적합니다. 맨슨의 유튜브를 보는 내내 어쩌다 이 나라가 이 지경에 이르렀는가 개탄하며, 우리 아이들과 젊은이들에게 어른으로서 미안한 마음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경쟁 교육은 야만이다김누리, 해냄

 

 

*

의제) 세계 최고의 자살률, 세계 최악의 불평등, 세계 최저의 출산율 등은 한국을 대표하는 타이틀입니다. 교육 경쟁은 야만이다의 저자인 김누리 교수는 경쟁 이데올로기의 극단적인 형태가 사회적인 문제로 드러나며, 그 중심지로 교실을 꼽고 있습니다. 비판적 사유가 결여된, 미성숙하고 오만한 엘리트가 기득권을 쥔 사회의 온상은 암담하기만 합니다. 국가의 존립을 위협하고 있는 현안을 파헤쳐 보며, 인문학 공동체는 교양사회라는 비전을 향해 어떤 움직임을 모색해 볼 수 있을지 논의해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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