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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5.27 07:50

오래된 컬러링

조회 수 198 추천 수 0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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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랙탈과 생명이 지닌 미(美)의 차이는 ‘자기 유사성’을 넘어서는 ‘변환 가능성’에 있다. 다양성과 외부성의 차이라고 해도 괜찮겠다. 변환 가능성은 외부라는 차원의 개창에 있는 셈인데 외부라는 바깥은 돈오(頓悟)가 아닌 ‘점오(点悟)’(k 선생님)로 생성되는 특성을 지닌다. 물리학의 초공간 이론을 원용해 설명하자면 하위 차원을 통할하면서 상위 차원이 생성된다고 할 수 있겠다. 프랙탈은 개입의 방식이 ‘수학적 축중’으로 고정돼 적절함(의 필요성)이 부재한다. 프랙탈과 생명이 지닌 미의 차이는 ‘적절한(reasonable)’(k 선생님) 응하기를 담고 있는 ‘역사화된 축중’에 있다. 변환 가능성은 필연적으로 ‘외부’라는 ‘여분의 차원’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정신의 개입을 부르는 매개는 몸(물질의 패턴)이라는 역사와 뗄 수 없다. 적절함은 물질과 정신의 상호 개입에서 비롯한다. 생명의 역사인 게놈에는 적절함의 진액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역사화된 축중’에는 정신이라는 여분의 차원이 개입한다. 정신이 3차원 공간을 구성하는 물질의 패턴을 담아낸 외부라면, ‘약속’(k 선생님)은 정신과 물질의 상호 개입에서 창발되는 시간성(언어성)이 부여한 ‘지금 여기’의 외부다. 마찬가지로 ‘산책’(k 선생님)은 자본의 역사와 메커니즘을 두루 섭렵한 후 개창된 외부이고, ‘동무’(k 선생님)는 자본을 구성하는 인간 관계인 친구와 연인과 가족과 신자의 외부이며, ‘알면서 모른 체하기’(k 선생님)는 의식화(정신적 표현)의 외부인 셈이다.


생명과 인간이 지닌 미(美)라는 적절함은 새로운 외부성을 개창하며 갈라진다. 개체의 역사로써 계통의 역사를 넘어서며 외부에 설 수 있는 변환 가능성이 이를 매개한다. 인간의 정신은 변환 가능성을 계통 너머 개체로 확장시킨 것이다. 인간의 아름다움이 ‘느낌’을 지나 ‘누림’(k 선생님)으로 도약할 수 있다면 그 뒷배는 타자와 맞물린 정신에서 찾아야 한다. 응하기에서 ‘에고로 기우는 이기심을 비우고 타자의 정신을 내재화할 수 있는 이타성(‘나보다 더 큰 나’)으로 변침할 수 있는가’가 관건이 되겠다. 링크한 내 오래된 컬러링인 노리플라이의 노래처럼 ‘조금씩, 천천히, 너에게’ 다가가는 ‘조심성’과 ‘시간성’과 ‘타자성’의 삼합에 의해 정신(을 엿볼 수 있는 물질의 패턴)은 재구성되며 자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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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는길 2025.05.28 10:39

    약속을 ‘지금 여기’의 ‘외부’로 설명한 대목이 흥미롭군요. ‘미(美)라는 적절함이 새로운 외부성을 개창’ 한다는 해석도요.
    독하의 글을 읽으며 '자기 중심성'의 바깥으로 향하는 길들을 생각하게 되고, 우리가 어울려 공부하며 서로의 말을 향하여, 위하여, 응하여 따라가는 행위도 ‘외부’를 초대하는 행위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약속, 산책, 동무, 알면서 모른 체하기와 더불어, 하고 싶은 말로(에고로) 기우는 이기심의 외부로 ‘대화’라는 공동의 노동도 등록이 가능할까요.

    한편, ‘조금씩, 천천히, 너에게’ 다가가는 독하에게,
    느닷없이, 원하지 않는 방식으로, 자신을 흔들며 찾아오는 타자적 경험도 이입하게 되어요. 
    이렇게 저렇게 재구성의 기회를 만들어 가는 우리의 지향에 연대감이 생겨납니다.

    독하, 글 잘 읽었어요. ‘살다, 쓰다’에 오랜만에 게시된 글이라 더욱 반가웠습니다. 

  • ?
    독하 2025.05.28 13:32
    는길!

    시간성은 언어성과 뗄 수가 없어요. ‘약속’이라는 외부는 ‘금시’를 통할한 시간성(과거-현재-미래)을 매개하거든요. 언어성이 창발한 ‘개념 호출’이 매개가 돼 물질(신경계)의 패턴을 재구성하는 과정에서 정신과 물질의 지속적인 상호 개입이 이뤄져요. 기억(과거)과 예측(미래)은 이 과정에서 출현하지요. 언어성이 내/외부의 이미지를 통할하며 시간성이라는 ‘지금 여기’의 외부 차원을 창발한거죠. 그런 의미에서 시공간을 하나로 엮는 상대성 이론은 정신의 개입이 부재하면 성립될 수 없어요. 시간성과 정신의 개입은 별개가 아니거든요.

    이에 반해 정신의 개입이 없는 물질적 차원은 배타성을 기반으로 개입해요. 물질적 차원이 조각날 수 밖에 없는 한계가 페르미온이 지닌 배타성에 의해 조건 지어진 거죠. 물론 이 조건은 인간이 속한 물질의 밀도로부터 연원하는 한계일 뿐이죠. 여튼, 배타성이 겹침 없는 타자성을 부르고 이것은 물질과 동물이 지닌 폭력성의 기반을 이뤄요. 다른 한편으로는 배타성이 지닌 일의성 덕에 수학과 과학의 언어로 물질을 기술하는 바탕이 되기도 하죠.

    그러나 수학과 과학의 언어는 생명이라는 물질의 복잡계가 불확정성을 지닌 외부와 상호 개입하며 응해 온 노하우를 기술할 수 없어요. 물질의 일부와 그 외부 차원인 정신이 상호 개입한 역사(화된 축중)를 고려하지 않거든요. 배타성과 폭력성은 별개가 아닌데 배타성을 통할할 수 있는 매개가 정신을 매개로 중첩이 가능한 감정(느낌)과 언어성에 있어요. 그러나 감정(느낌)은 항상성을 추구하기에 ‘욕의 변화’ 없이는 이기심을 넘어설 수 없는 한계를 지니지요.

    인간의 미가 타자와 응하는 적절함에 있다면 그 가능성은 언어성을 매개해야 하는데 언어성은 축중도에 따라 개별성과 사회성이라는 벡터가 상이한 날을 품고 있어요. 이 이중성을 굽어보고 ‘다르게 개입’하며 정신의 축중도를 넓혀가는 ‘타자를 향한 길’을 ‘조금씩, 천천히, 너에게’로 빗대어 표현했더랍니다.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동정적 혜안‘, ‘겨끔내기’, ‘현복지‘ 등속의 노랫말 버전인 셈이죠. 는길이 말한 대화라는 응하기에서 참여자가 ‘공동의 노동’이라는 기반을 지닌 채 에고의 외부에 설 수 있다면 타자성이 깃드는 탁월한 매개가 될 거에요.

    어울림의 공부를 해오면서 동학들에게 ‘우리’라는 말을 요즘 자주 듣게 되었어요. ‘우리’라는 낱말 하나가 서로가 지닌 타자성을 겹쳐 내며 묶어 내는 매개로 보이기 시작한 것이죠. ‘우리’로서 각자 지닌 타자성을 겹쳐낼 수 있었던 배경에는 어울림의 공부에 수반되는 ‘공동의 노동’이 비용으로서 매개했다고 볼 수 있겠네요. 그 비용을 치르는 길을 ‘조금씩, 천천히, 너에게’ 다가가는 과정으로 표현한 것이죠. 댓글의 노동도 이 표현의 하나일터니 고맙다는 말을 전해요.
  • ?
    는길 2025.05.29 18:32

    와우 ! 독하, 설명에의 의욕이 치면하시군요 !
    주신 덧글, 찬찬히 읽어보겠습니다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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