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虛室生白

속속에서도 짧은 만남과 이별이 이어집니다. 식사조가 재편성되면서 ‘함께한 식사조와 현복지로 새겨진 마음의 길이 표현의 매개를 잃게 되는 아쉬움’과 ‘함께할 식사조와 현복지로 새겨질 마음의 길에 대한 기대감’이 공존합니다. 함께한 식사조와 이별례가 된 밥상은 비빔밥과 오이냉국이었습니다. 뱃속에 음식을 담느라 사진을 담는 것을 잊고 말았습니다. 준비에 관한 글을 쓰면서 사진이 준비되지 못한 부끄러움이 밀려옵니다. 

‘생각은 잘 준비된 자에게 찾아온다’, 이번 암연이장 말씀입니다. 준비는 대별하면 두 가지가 필요합니다. 먼저, 음식을 내기 위해서라도 사진에 담긴 밥상처럼 깨끗이 비우는 것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사람도 생각도 빈 자리를 확보해야 들어설 가능성이 열립니다. 다른 하나는 깊고 너른 마음의 길을 갖추는 일입니다. 마음의 겹침이 조금도 없다면 만나도 만나지 못하고 스치게 됩니다. 부처도 제법을 가려 보이고 공을 말하였고[先分別諸法 後說畢竟空], 선생님께서도 ‘설명의 영웅주의’와 ‘알면서 모른 체하기’를 함께 말씀하셨습니다. 

자본과 기술이 비용을 최소화하며 ‘정신의 외주화’로 앗아간 마음의 길을 다시 되찾아 내재화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마음을 비워도 생각은 찾아오지 못합니다. 물론 잃(잊)어버린 마음의 길을 찾는 매개는 몸의 변환 가능성을 매개하는 형식 속에 있습니다. 몸이라는 물질의 배치가 바뀌지 않으면, 새로운 생각은 찾아올 매개를 얻지 못합니다. 형식을 세우고 지키는 것, ‘정(定)한대로 하는 것이 공부[べんきょう, 勉強]인데 타자성이 깃들기 위해서는 에고를 넘어서는 (자발적) 강제를 요구하기 때문입니다. 전통과 훈육의 역할은 형식(을 세우고 지키는 능력)의 대물림에 있습니다. 사람은 쉬 바뀌지 않지만, 그 어려움을 뚫는 방편이 ‘행위의 반복’을 내함하는 형식 속에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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