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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밟고-끌고
‘앎이 지혜가 되도록 하는 길轉識得知’은 좁다. 하지만 이 시대는 좁은 문狭き門, 혹은 좁은 길狹智이 아니면 차라리 걷지 않는 게 나을 정도로 위태롭다. 그래서 비평이 여태 필요한 것이다. 비평critcism은 곧 위태로움criticality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비평이란 게 오월 비 온 논의 개구리 소리처럼 시끄러우니, 차마 어떻게 지혜를 일구어낼 참인가. 비평적 실천이 지혜에 이르는 길은 오직 한 가지다. 그것은, 자신의 한 발은 과거의 어리석음을 밟고, 나머지 한(반) 발로써 미래를 향해 몸을 끄-을-고 나가는 것이니, 오직 ‘밟고-끌고踏-蹞'가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