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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무론 3판.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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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판 서문

동무, 걷는 자의 몫

 

 

어른이 되었으면 바로 그 나아감의 오염 탓에 영영 아이로 되돌아가진 못한다. 그러나 어른이 되어야만 그 되돌아봄Reflexivität으로, 그렇게 개창된 새로운 시야 덕에 진정 아이를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인문연대의 미래적 형식이라는 부제를 단 동무론2008년에 처음 나왔고, 나는 10여 년 후 조금 다른 사람이 되어집중과 영혼(2017)을 썼다. 그 달라진 풍경의 부제는 영도零度의 인문학과 공부의 미래였다. 외부를 향한 연대의 기치는 어느새 내부를 묻는 화두가 되었다. 누군가는 만든 것만을 안다verum factum’고도 했지만, 나는 오직 되어본 자만이 안다고 여겨온 공부길 위에 있다.

동무론은 이른바 인문좌파의 생활실천을 위한 연대론이자 공동체론이(). ‘사람만이 절망이라거나 지는 싸움을 말한 당시에는 오히려 무능과 부재의 급진성을 동력으로 어울려 걷다가 죽는, 그래서 스스로의 실천이 유일한 전망인 창의적 불화의 양식을 말했다. 그렇게 건져낸 인문좌파라는 주체는 이제, 이미, 효회양명酵晦養明과 허실생백虛室生白의 공부길, 그리고 그 정신의 진화를 통해 어느 정도 지양되어 미래 속에서 새로운 주체를 기다린다. 그러므로 동무론은 이제 더 이상 그 옛날의 동무론이 아니다. 노인의 지혜 속에서, 하아얀 의욕의 지평에서, 그리고 제 희망의 한계 속에서 멀리 내다보는 미래의 동무론이 되었다.

내가 평생 아웃사이더의 길에 제법 견결했고, 내 내력은 내 글이자 내 실력이었으며 나 혼자만의 생활양식이었던 것처럼, 한글 속에서 태어난 유일한 인문공동체론인 동무론의 역사도 종내 서리 내린 들판霜野과 같았다. 실로 그것은 미래적 형식인 것이다. 친구도 애인도 동료도 동지도 혈연도 이웃도 아닌 동무 사이의 신뢰가 반현실적 이념이라면 동무론이란 아직은 길 없는 길을 택해서 걷고 있는, 오직 그 걷는 자의 몫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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