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조회 수 23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曉嶽愼嵐의 후기


1.

미들마치, 영국을 이야기하며, 미애씨는 너희에게는 유산(heritage)이 없다는 어느 영국인의 이야기에 대답했다고 합니다. 영어가 서툰 그때 미애씨는 잠시 기다려달라고 말한 뒤, 조금은 흥분했을 그러나 진심을 담은 말을 전합니다. 우리의 유산은 나무였으며 우리는 수많은 전쟁으로 우리의 유산을 잃어버렸다고, 그 유산들은 불타서 사라져 버렸다고. 당신들은 엄청나게 운이 좋았던 것이라고. 수백년 전의 나무로 만들어진 우리의 유산이 불타 사라져 버린 일은 미애씨에게도 우리에게도 커다란 슬픔입니다. 저는 문득 아니, 너무나 자연스럽게 미애씨의 슬픔에 감동했습니다. 불타버린 유산의 정령이 저에게도 닿았던 것일까요. 오래된 초목의 운명이 우리의 땅에서 내게로 이어져 있었던 것일까요. 영국인에게 미애씨는 대답했습니다. 그들은 무엇보다 ‘대화’가 가능한 사람들이었기에 충분히 기다려주었습니다. 


그래서 영국인은 미애씨의 슬픔을 이해했을까요. 우리들의 슬픔을 알게 되었을까요. 우리는 조지엘리엇이라는 영국인의 정신을 낭송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우리와는 다른 정신을 갖고 있었을 것입니다. 우리들은 수많은 갈래의 정신을 배우고 맑아지고 밝아지는 체험을 합니다. 그러나 때로 정신의 강을 건너는 일은 위험할 수도 있습니다. 나의 에고를 건드리는 수많은 걸림돌이 존재하기 때문이지요. 더 넓은, 더 깊은 바다가 되어야 할 이유입니다. 


2.

낭송하고 낭송되는 나의 목소리를 듣는다. 나는 내게 응한다. 이미 나를 떠난 내 목소리는 나의 에고를 여지없이 드러낸다. 잊혀진 에고를 불러오는 과정에서 나는 메타화된 나를 마주한다. 뾰족하고 빠르다. 도망치듯, 가파른 언덕을 숨이 멈출 듯 뛰어가고 넘어져 상처난 자리를 보듬지도 못한다. “낭송은 무엇보다 에고의 적나라한 변덕을 고발하는 체험이 되는 것이다.” (조각난 지혜, 82쪽)  그리하여 다시 시작할 수 밖에 없다, 고 나는 한껏 입을 크게 벌려 동굴같은 어둠을 통과하는 내 목소리를 듣는다. 내게서 돋아난 가시가 따사로운 햇살 아래 은총처럼 사라져 주기를!



*孰定而匪의 사진


KakaoTalk_20250820_080501075_03.jpg

KakaoTalk_20250820_080501075_02.jpg




*김ㅎㅈ씨의 사진과 후기


KakaoTalk_20250820_080501075_04.jpg


밥과 젓갈..

갓지어 낸 밥 한 술에 지린이

내어주신 젓갈을 얹어 먹으니, 

참 맛났습니다.

소박한 끼니의 누림도 감사했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2 8월 천산족 모임 안내, 3 updatefile 지린 2025.08.21 29
» 7월 천산족 모임 후기, file 지린 2025.08.21 23
60 7월 천산족 모임 안내, 5 file 지린 2025.07.14 148
59 6월 천산족 모임 후기, file 지린 2025.06.16 114
58 6월 천산족 모임 안내, 7 file 지린 2025.05.21 309
57 4월 천산족 모임 안내 6 file 지린 2025.04.14 328
56 3월, 천산족 모임 후기 file 지린 2025.03.16 385
55 3월, <15분! 강독> 교재 file 지린 2025.03.11 370
54 3월 천산족 모임 안내, 6 file 지린 2025.03.10 314
53 2월 천산족 모임 안내, 4 file 지린 2025.02.04 401
52 2025년 1월 천산족 모임 안내, 6 file 지린 2024.12.17 382
51 11월 천산족 모임 안내, 4 file 지린 2024.11.19 442
50 시월 천산족 모임 안내, 3 file 지린 2024.10.18 422
49 2024년 9월, 천산족 모임 안내, 3 file 지린 2024.09.03 441
48 2024년 9월, 천산족(千日夜話散策族)모임 재개 안내 4 file 지린 2024.07.19 487
47 천산족 송년모임 안내 (12월 30일, 금) 3 file 지린 2022.12.19 852
46 12월16일(금), 천산족 모임 안내 (신청마감) 3 file 지린 2022.12.05 662
45 12월 2일(금), 천산족 모임 안내(신청마감) 6 file 지린 2022.11.21 659
44 (위녀 초청), 천산족 모임 안내, 11월 18일/금 (신청마감) 6 file 지린 2022.11.09 576
43 천일야화산책족(千日夜話散策族) 안내, (11월4일,금/신청마감) 7 file 지린 2022.10.24 579
Board Pagination Prev 1 2 3 ... 4 Next
/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