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시암 차방에 새로운 사물이 들어왔습니다.
공부방에서는 인류의 지성을 우회하여 유가적 성인(聖人)으로 한끝을 보려는 공부가 진행된다면,
이쪽 차방에 그림 한 점이 걸리며 일순 도가의 신선들이 살 법한 장소가 되었습니다. 으늑한 기운이 돌며
다른 집중이 시작됩니다. 그윽한 茶와 함께 '도가적 이기주의'에 머물 수 있을까요.
공부하는 이의 가슴에 천년의 석탑 하나가 세워져 있어도 좋겠고,
장엄한 지리산 한 자락이 들어와 있어도 좋겠지요.
금시암 차방에 새로운 사물이 들어왔습니다.
공부방에서는 인류의 지성을 우회하여 유가적 성인(聖人)으로 한끝을 보려는 공부가 진행된다면,
이쪽 차방에 그림 한 점이 걸리며 일순 도가의 신선들이 살 법한 장소가 되었습니다. 으늑한 기운이 돌며
다른 집중이 시작됩니다. 그윽한 茶와 함께 '도가적 이기주의'에 머물 수 있을까요.
공부하는 이의 가슴에 천년의 석탑 하나가 세워져 있어도 좋겠고,
장엄한 지리산 한 자락이 들어와 있어도 좋겠지요.
"이 작품은 산이 스스로를 드러내기도 하고 감추기도 하는 순간을 담았습니다.
안개는 경계를 흐리게 하여 산을 한층 신비롭게 만들고, 보는 이로 하여금 그 너머를 상상하게 합니다.
어떤 특정 풍경을 사실적으로 재현한 정밀화가 아닙니다. 눈앞의 경치를 옮겨 그리기보다, 그 풍경을 바라보며 느낀 마음과 의도를 함께 담아내고자 했습니다. 산맥을 감싸는 운무는 단순한 자연 현상을 넘어, 자연이 지닌 기운과 여백의 미를 드러내는 매개로 작용합니다.
짙고 옅은 먹의 번짐과 여백은 산의 윤곽을 선명하게 규정하기보다는 흐릿하게 남겨 두며, 관람자의 상상력을 자극합니다. 강한듯 부드러운 운무가 어우러져 자연의 숨결을 전하려 했습니다. 마치 깊은 산중에서 시간과 공간이 잠시 멈춘 듯한 고요함이 깃들어, 그림은 보는 이로 하여금 각자의 기억과 감정을 투영하게 하고자 합니다."
-작가의 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