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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인一味
하나하나 하던 것이 스물셋이 되었다.
스물셋. 
내가 제일 좋아하는 숫자다. 唐詩三百首의 23번째 詩가 궁금해졌다.
杜甫의 夢李白 (1).
死別已呑聲 (사별이탄성) 사별은 소리 삼켜 울면 그만이지만
生別長惻惻 (생별장측측) 생이별은 길이길이 슬픈 것
江南瘴癘地 (강남장려지) 강남 땅 열병 많은 곳으로
逐客無消息 (축객무소식) 쫓겨난 객은 소식이 없네
故人入我夢 (고인입아몽) 오랜 친구 내 꿈속에 들어오니
明我長相憶 (명아장상억) 나의 오랜 그리움 알아서일까
君今在羅網 (군금재라망) 그대는 지금 옥에 갇혀 있을터
何以有羽翼 (하이유익우) 어떻게 날개가 있어 왔는가
恐非平生魂 (공비평생혼) 아마 살아있는 혼은 아니겠지
路遠不可測 (노원불가측) 길이 멀어 헤아릴 수 없네
魂來楓林靑 (혼래풍림청) 혼백 올 때는 단풍 숲 푸르더니
魂返關山黑 (혼반관산흑) 혼백 가고나니 관산도 어둡구나
落月滿屋梁 (낙월만옥량) 지는 달 들보에 가득 하니
猶疑照顔色 (유의조안색) 아직도 그대 얼굴 비추고 있는 듯
水深波浪闊 (수심파랑활) 물은 깊고 파도는 드넓으니
無使蛟龍得 (무사교룡득) 부디 교룡에게 잡히지 않기를

읽다보니 猶疑照顔色을 만났고, 照顔色을 보니 古道照顔色이, 
그 귀절이 나오는 文天祥의 正氣歌가, 正氣歌를 처음 만나게 해주신 
咸선생님이, 다시 古道照顔色을 풀고 뜻을 드러내주신 그분의 해석이 
떠올랐다. 

風簷展書讀 (풍첨전서독) 처마 밑에 책 펴 읽고 나니
古道照顔色 (고도조안색) 옛길 내 낯을 비쳐주노나.
* 이 우주를 꿰뚫는 정신이 인류를 낳았고, 문명을 낳았고, 모든 종교가 
성현을 낳았다. 세상이 늘 악한 듯하지만 그것을 구원하는 힘은 이 정신의 
化身으로 난 인물들이 희생으로 바치는 힘 때문이다. 文天祥도 그 중의 
한 사람이다. 그렇기 때문에 죽음의 자리에 있으면서도 태연히 옛 글을 
펴 읽고 古道가 제 얼굴을 비쳐줌을 느꼈다. 영원히 진리와 얼굴을 맞대인 
것이다."
이 해석이 라이얼 왓슨을, 라이얼 왓슨을 알게 해주신 단보 선생님을.

모를 일이다. 모를 일이다. 그저 인연이랄 수 밖에....
이제 이 장(場/章)을 잠시 접으려 한다. 잠시가 영원이 될지도 모르겠다. 
생각해본다. 지금껏 한 혼잣말이 롱펠로우의 화살처럼 이 우주 어딘가를 
날아다니고 있을지도, 혹은 누군가/어딘가에 꽂혔을지도 모르겠다고....

선생님의 단아하신 모습이 떠오른다.

첨부된 사진

  • ?
    는길 2025.11.24 09:03

    상인, 저는 <무정>을 읽고 있는 중이라, 이 그리움이 영채의 것으로 이입되기도 했어요. 옥중에 갇힌 아버지를 도우려 기생이 되었건만, 아버지는 이 소식에 스스로 목숨을 끊지요.

    세상 일이란 애써도 열리지 않는 문처럼 망연자실하다가도, 우연한 인연으로 회생될 때가 있으니,
    "모를 일이다, 모를 일이다."라는 상인의 문장으로써 스스로를 다독이고 돌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나저나, 상인, 이 연재가 잠시 휴지기에 들어가는 건가요?

  • ?
    찔레신 2025.11.24 10:41
    *대개 보소(寶所)에는 교룡(蛟龍)이 지키면서 그 조건과 비용을 요구한다고 하지요. 타고난 불퇴전(不退轉)의 기질, 정진(精進), 꾀(權知) 이외에도, '참으로 모를 일'인 '인연'의 겹침이 있어야 한다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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