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숙은 단보선생님께서 아주 오랫동안 이끌어 오신 공동체 공부의 큰 전통 아래에서 마치 도룡뇽의 잘린 꼬리처럼 ‘다시 시작된’ 모임입니다. 2017년 2월 4일, 낡은 찻집의 작은 골방에서 일곱 명의 학생들이 모여, 선생님을 좇아 책을 읽고, 외국어를 익히고, 언어를 갈고 닦고, 몸을 바꾸고, 정신의 자람을 희망하며 속속은 재-시작되었습니다. 이후 9년 넘게, 200회를 이어 공부하며 우리는 선생님께서 개창(開創)해주시는 세계를 신뢰하게 되었습니다. 그곳은 ‘조심-조심-조심’하고 ‘모른다-모른다-모른다’를 낮게 말하면서도, 자기를 통합하고 마음의 경계를 바꾸고, 마침내는 감히 자기를 구제하고자 하는, 어떤 어리눅은 지혜를 얻고자 하는 장소였습니다.
우리는 왜 이러한 공부를 꿈꾸게 되었을까요, 그리고 우리의 이러한 공부는 어떤 어려움을 헤치고 있는 와중(渦中)일까요, 매번 우리는 우리의 공부를 어떻게 ‘언어화’하고 있을까요, 이 세 가지 질문을 이번 심포지엄의 주제, ‘여자들의 공부’를 통해 피워내고 깜냥껏 답해보고자 합니다. 여기서 ‘여자들의 공부’란 비단 생물학적 성(性)으로서의 ‘여성’만이 아니라 오랫동안 약자, 혹은 노예였던 주체들을 모두 포괄합니다. 자본주의 체계 속에서 약자였기에 공부하게 될 수밖에 없었고, 또 그렇기에 넘어질 수밖에 없었던, 모든 이들, 소외되었지만 권력이 아니라 독립을 향하고자 하는 모든 이들, ‘아니’라고 말할 수밖에 없었지만, 마침내 새로운 ‘예’를 꿈꿀 수밖에 없었던 모든 이들, 그 모든 이들이 이 주제 속에 소통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_심포지엄 문집 中, 학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