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땅에서 자라나는 정신과 섬세히 교우하는 지린의 지성을 신뢰합니다.
여사제와 같이 어린, 여린 정신을 보우하는 지킴을 목격하곤 하지요.
지린이 창안한 언어의 구심력으로 중력장이 형성되고,
자라나는 정신들이 그곳에서 잠시 '마음 둘' 수 있기를.
그런 장소를 만들고 있는 지린의 작업을 깊이 응원합니다.
"태어났을 때부터 숙인이었을 것 같은"(김ㅅ연) 숙인 지린,
신현이 작가의 신간 출간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김지은 평론가 적극 추천
“책장을 넘기는 동안, 붉어지는 줄도 모르게 마음이 곱게 물들었다.”
품은 마음이 묵직한 아이들이 있다. 밖으로는 한 발짝도 떼기 어려워서 방 안에만 머물게 되기도 한다. 이 소설은 그런 아이들에게 “나는 너를 잘 알아.”라고 진심을 전한다. 조심스럽게 바닥을 짚고 일어서는 작은 손을 잡는다. 주저하는 마음도, 사랑의 실바람도 함께 맞이해 준다. 성장하는 아이의 붉은 뺨을 이처럼 정중하게 마중 나오는 소설이 있으니, 방 안의 아이들은 고민을 툭툭 털고 걸어 나와도 좋겠다. 여러분은 용감하니까. 이 책처럼. -김지은 (아동청소년문학 평론가)
책속에서
- P. 47기은우가 나를 향해 날린 웃음은, 그 아이가 자리를 뜬 뒤에도 한동안 사라지지 않고 그 자리에 남아서, 나를 향해 웃고 있었다. 몸이 사라진 뒤에도 입만 남아 한동안 웃고 있던 체셔 고양이의 웃음 같았다. 나를 놀리면서 밀어내는 웃음이었다.
- P. 80얼굴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온몸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어젯밤 내가 들었던 그것의 목소리가 바닥 모르게 깊은 내 몸 어딘가에서 울려 나오는 것이다. 나는 그 말이 내 입을 비집고 밖으로 나갈까 봐 손바닥으로 입을 막고, 버스에서 내린 사람이 멀어지기를 기다렸다.
- P. 99“괜찮아, 우리는 지금 이렇게 있어.”
강향아가 김한나 쪽으로 얼굴을 가까이 하며 속삭였다. 한 손으로는 김한나의 등을 쓸어 주었다. 김한나는 조금 더 울었다. 한 사람이 울고 있는데, 이상하게 그 모습이 슬프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