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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의 문제를 얘기하는 중에 '마음의 길'을 여러 차례 언질하였지요. 썩 좋은 사례는 아니지만, 우선 짧은 문장 하나를 이용해서 그 취지의 일부를 간략히 드러내고자 합니다. 참고하고, 이후 이와 관련된 논의가 생길 때 원용할 수 있는 자료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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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코너의 두번 째 단편집 <Everything that rises must converge> 중의 'Parker's Back' 속에 아래와 같은 문장이 있다. 

 "Naw," he said, "I ain't got no use for none of that. A man can't save his self from whatever it is he don't deserve none of my sympathy."

('Parker's Back', p. 238)


그리고 현재 숙인들이 읽고 있는 한글 번역본에는 다음과 같이 번역되어 있다. 

"아뇨, 나는 그런 건 필요 없어요. 남자는 어떤 것에서도 자신을 구원할 수 없고, 나는 그런 남자에게 공감 안해요."


1. 감탄의 기운이 있는 naw를 '아뇨'로 옮긴 것은 어쩔 수 없다고 해도, (이런 종류의 것은 너무나 숱하고 또 굳이 '마음의 길'에 해당하지도 않으므로)

2. 그러나, 'I ain't got no use for none of that' 를  '나는 그런 건 필요 없어요'로 옮긴 것은, 역시 그리 큰 문제를 품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 글의 취지에서 볼 때에는 얼마간의 관심을 요구하는 대목이다. 우선 ain't같은 것은, 수많은 낱말과 문장을 (이윤의 속도를 좇아, 속히!) 번역해야 하는 소설제도적 체제를 감안하자면 역시 별 문제로 삼을 필요가 없다. 사투리는 그 자체로 '마음의 길'과는 별 관련이 없기 때문이다. 다만 이 문장은 이중부정(ain't + none)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한글번역은 '그런 건 필요 없어요'라는 간결하고 평면적인 부정문일 뿐이다. 이 정도의 상위(相違)라면 이른바 '마음의 길'에 해당하는 문제일까, 아닐까? (물론, 아니라고 봐야 한다.)

3. 'A man can't save his self from whatever it is he don't deserve none of my sympathy'는 작품 속에서 하나의 문장으로 연결되어 있다. 물론 이것은 문법적으로는 하나의 문장이 되기에 그 짜임새가 다소 엉망이다. 그래서 이 글의 한글 번역자는 두개의 문장으로 풀어 놓았다. ("남자는 어떤 것에서도 자신을 구원할 수 없고, 나는 그런 남자에게 공감 안해요.") 그러니까 'A man can't save his self from whatever it is'를 하나의 문장으로 독립시켜 '남자는 어떤 것에서도 자신을 구원할 수 없고'라고 번역해 놓았고, 'he don't deserve none of my sympathy'를 별도의 문장으로 분리해서 '나는 그런 남자에게 공감 안해요'라고 옮겼다. 그러나 is와 he 사이를 이어주는, 가령 and라거나 혹은 쉼표(comma)와 같은 연결사가 없기 때문에 이 전체를 하나의 문장으로 보는 게 문법적으로 옳고, 오코너의 작품을 20편 이상 읽은 내 경험에 의하더라도 그녀는 사투리나 영어를 책으로 배운 적이 없는 하층민들의 broken english를 인용하는 자리에서라도 문장의 구분만큼은 철저하게 처리한다. 그러므로 이 문장은 하나의 문장으로 읽어야 마땅하다. (물론 이 문장은 하나의 문장으로서도 문법적 오류를 범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이 문장을 google의 AI에게 번역을 시켰더니, "스스로를 구하지 못하는 남자는 내 동정표를 받을 자격이 추호도 없다"라고 옮겨 준다. 대략의 의미는 대차가 없지만, 문장을 하나로 연결시킨 점에서는 AI의 번역이 낫다.  

4. 그러나 이 전체가 하나의 문장이라면, 그 주어는 a man이고, 술어는 don't deserve가 된다. 그리고 문법에 충실한 문장이라면, A man의 다음에 관계사 who를 넣어야 하고, 문장 중간 쯤에 다시 등장하는 주어(he)를 없애야 하며, 당연히 don't를 doesn't로 바꿔 놓아야 한다. 이렇게 된다. "A man who can't save his self from whatever it is doesn't deserve none of my sympathy." 그러나 이런 정도의 오류, 그리고 이 오류에 따른 한글번역의 난점은 이 글의 취지인 '번역 속의 마음의 길'을 건드릴 정도로 중대한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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