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藏孰> 天安시대, 晦明齋를 열며
고양의 私家에서 빚을 지며 어렵사리 공부길의 한 단초를 열었다가,
여럿의 德을 입어 해방촌에서 <藏孰>을 얻었지요.
뜻이 거침없었고 이바지가 매끄러워 마치 우리집인 듯 순조롭게 이전하던 날,
함께 기쁘게 청소하던 기억이 어제와 같습니다.
불과 일 년, 천행으로 나처럼 못난 사람의 곁에 좋은 학인들이 생겨,
어느덧 새로운 구상과 장소화를 엿보게 되었군요.
그간의 공부길을 도왔던 가없는 노동들에 머리숙여 감사합니다.
회명(晦明)은 그믐날의 어둠으로써 주변을 밝히는 지혜의 은유이자 깃대입니다.
장(藏)을 통과함으로써 숙(孰)의 열매를 얻듯이
오직 회(晦)로써 명(明)해지는 자리(齋)가 되기를 바랍니다.
저희가 늘상 비틀거리지만 발을 헛디디지 않을 수 있는 것은 선생님 계시기 때문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