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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기와 관련한 작은 노력들.

 

수잔

 

안녕하세요. 이번 말하기 심포지움에서 별강을 맡은 수잔입니다. 저 스스로가 부족함을 알기에 수잔이라는 가면을 쓰려고 애쓰는 과정에서 말하기 심포지움 시간에 별강을 하게 되었습니다. 많이 부끄럽습니다. 그렇지만 예전에 선생님께서 말씀해 주셨던 문장1)을 떠올려 조심하는 자세로 별강을 시작하겠습니다. 숙장에게 안내받은 사항에 충실히 따르며 말하기와 관련하여 어떠한 노력들을 해왔고 무엇이 소득을 얻는 단서가 되었는지 말씀드리겠습니다.

 

우선 단서의 목록을 먼저 말씀드리고 그 순서대로 짧은 경험담과 세부적인 실천방안을 말씀드려 보겠습니다. 제가 단서로 생각을 모아본 것은 엉덩이 근육, 깜냥의 인정(猛省), 단전호흡, 낭독 등 4가지 정도로 압축할 수 있겠습니다.

 

첫째, 엉덩이 근육입니다. 이것과 관련하여 제가 장숙에서 공부한 이력이 짧아 말씀드리기가 부끄럽습니다만 말씀드리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기에 첫 번째 단서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공부론, 44쪽에는 무릇 공부는 근기이며, 시쳇말로 엉덩이의 힘’”이라는 문장이 있습니다. 저는 이 엉덩이 근육이라는 것의 중요성을 처음엔 알지 못했습니다. 그저 선생님께서 첫 뜻과 근기를 잃지 말라고 하신 말씀을 잊지 않으려 노력했을 뿐입니다. 제가 엉덩이의 힘을 기르기 위해 실천했던 방안 중에 하나는 속속이 끝난 뒤 차담시간을 되도록이면 참여하려 했던 것입니다. 차담시간에 오가는 말씀들을 귀담아듣고 맥락을 놓치지 않기 위해 애쓰는 행위, ‘듣다가 죽어버려라라는 말씀처럼 정말 열심히 듣기, 넘겨짚거나 대충 듣지 않기, 선생님께 질문을 받고 어떠한 말씀들을 드려야 할 때, 맥락을 놓치지 않고 할 수 있는 말씀들을 드리기, 하고 싶은 말은 되도록 삼가기, 선배 숙인들과 동학들에게 질문을 받았을 경우 질문자의 질문으로 접속하기 위하여 그 질문을 계속 되뇌기, 시간과 공간의 직물로써 얽히고설켜 있는(벤야민) 그 순간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참여하기 등등을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둘째, 깜냥의 인정2)입니다. 제게 깜냥의 인정은 두 번째로 중요한 부분이라 생각합니다. 이것은 저를 더 움직이게 하고, 불안과 마주하게 하며, 그림자와의 옳은 관계를 생각하게 하고 저만의 템포와 리듬을 찾게 합니다. 이렇게 되면 누군가에게 좋은 영향을 받았을 때, 모방하고 싶은 욕망이 솟아오르기도 합니다. 깜냥의 인정, 그 실천방안 중에 하나는 하루를 경건하게 시작하기입니다. 2019년 속속에 나온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아침 일찍 하루를 시작하고 싶은 의욕이 샘솟는 때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생각에 머물러 있었을 때였는데요, 알람을 맞춰놓고 일어나야지, 일어나야지 하는데 일어나지는 못하고 생각으로 일어나야 하는데 하는 생각만 하고 있었습니다. 비몽사몽 한 상태였는데, 아내의 작업실에서 문을 열고 선생님께서 나오셨습니다. 그리고 제게 생각만으로는 일어날 수 없습니다.” 하시는 게 아니겠습니까. 꿈이었습니다. 정신이 바짝 들어 그때부터 생각은 공부가 아니다.’라는 말씀을 깜냥껏 이해해 보게 되었고, 겸허한 수용의 시작과 깜냥에 대한 깊은 반성이 이때부터 시작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지금은 하루를 경건하게 시작하기 위해 나름의 예를 갖추게 되었습니다. 望禮(망례)3)를 드리고 적경을 한 뒤, 최근에 배운 周天을 합니다. 물론 이것에 전제는 몸의 상태입니다. 일어날 수 없는 컨디션이면 다시 자고 일어나 시작합니다. 더 길어지면 안 될 것 같아 여기서 매듭을 짓고 세 번째 단서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셋째는 단전호흡입니다. 이것은 적경과 경행의 실천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장숙이 회명재에 터를 두고 있을 때, 차담시간이었습니다. 어느 날 선생님께 이러한 질문을 드린 적이 있었습니다. 제 생각으로는 장독에서 ()()을 잇는 ()을 익혀야 한다.”는 말씀이 이야기에 맥락 가운데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때는 선생님께서 답해주시지 않고 에둘러 설명을 해주셨습니다. 이제와 생각해 보니 그것은 말로는 잠시 설명이 가능하지만 실천해 봐야 알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또한 제 깜냥이 부족하기 때문에 적절히 응해서 말씀해 주신 것이 아닌가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최근에는 숙인맹진이 얽히고설켜 있는 호흡에 대한 저의 생각들을 풀어주고 제 깜냥만큼 이해할 수 있도록 안내해 주었습니다. 실천방안은 이렇습니다. 있는 호흡, 없는 호흡을 툭하고 떨어트립니다. 가슴이 철컹 내려앉는다는 느낌을 상상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집중과 영혼, 46쪽에서 오치쓰쿠 (())4)를 설명해주시기도 하셨는데요, 이 단어를 떠올려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단전 가운데에 좁쌀 만한 부분에서부터 호흡이 천천히 시작된다고 의식해 보는 것입니다. 이때 의식이 된다면 성대의 근육이 이완되며 어깨에 들어가 있는 힘을 뺄 수 있게 되고 얇고 긴 튜브 같은 관이 단전에서부터 코까지 열려 연결된다는 느낌을 갖게 되기도 합니다. 이러한 느낌들을 토대로 들숨 4, 날숨 4초의 사이클을 주기로 해서 계속 반복합니다. 이것이 습관화되면 대화 과정에서 마법 같은 3초의 시간을 붙잡을 수 있게 되는 것 같기도 합니다.

 

넷째는 낭독입니다. 낭독은 회명재 시절, 낭독자 모집에 호기롭게 신청한 뒤 그 값을 톡톡히 치르며 어려움을 겪어오는 중입니다. 시간 관계상, 그리고 낭독의 비밀을 알아가는 중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말씀은 드리기가 어렵게 되었습니다. 나중에 사정이 되면 경험과 실천방안에 대해 소상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이것으로 말하기 심포지움에 대한 저의 부족한 별강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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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태도가 겸사를 지향하면 되고 오는 말들은 수용하는 자세)

2) (인정 - 猛省, 맹성, 깊이 반성함)

3) (난중일기에서 망궐례(望闕禮)에 대한 부분을 차용하여 이름 붙였습니다.)

4) ('차분하다'라는 뜻의 낱말로 '오치쓰쿠(())'라는 게 있다. 이는 합성어인 셈으로 앞의 오치루(ちる)'떨어지다' '내리다'라는 뜻이며, 뒤에 붙은 쓰쿠(く・)'달라붙다' '매달리다'라는 뜻이다. 그러므로 굳이 이런 식으로 풀면 '떨어져서 매달리다' 혹은 '내려서서 달라붙다'라는 뜻이 된다. 집중과 영혼, 글항아리, 2017, p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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