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峯集
조선 중기의 문신, 학자 김성일(金誠一)의 문집. 임진왜란 전에 북로정세를 살피고, 임진왜란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된다. 속집은 권1에 시, 권2에 교문(敎文)·소(疏), 권3에 차·계·장·공이(公移), 권4에 서, 권5에 잡저·기(記)·제문·묘지가 수록되어 있다. 김성일이 이황(李滉)의 수제자였던 관계로 도산연원(陶山淵源)관계는 책을 통해 알아볼 수 있다. 또 임진왜란 직전에 통신사행(通信使行)의 부사(副使)로 일본에 다녀왔을 뿐 아니라,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경상도초유사(慶尙道招諭使)·경상도관찰사 등을 역임하면서 민심의 진정과 의병의 활기를 북돋우는 데 힘썼다. [네이버 지식백과] 학봉집 [鶴峰集] (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학중앙연구원)
與金惇敘
奉别之後一向無便忽承至月中所付書始審行李多福實慰遠思家書深荷卽傳多謝多謝前患落傷處已得痊可否觸冒風雪恐至有愆瞻慮不置也先生請諡事曲折甚多愼仲丈備知首末故不復縷縷缘此議論纷起幸與逢原十分商量裁處勿令有悔也誠一乞縣之計已左又忝匪據之選此身狼狽不可言也柰何柰何
奉别之後一向無便
봉별지후일향무편
당신을 뵙고 헤어진 후에 줄곧 소식이 없다가
- 奉别 : 상대방을 높임, 뵙고 헤어진
- 一向 : 줄곧, 조금도 무엇이 없다.
- 便 : 소식
忽承至月中所付書
홀승지월중소부서
갑자기 동짓달 가운데 써서 부친 편지를 받게 되었습니다.
- 忽 : 갑자기 홀
- 承 : 받을 승
- 至月 : 동짓달, 12월
- 所付書 : 써서 부친 편지
始審行李多福實慰遠思
시심행리다복실위원사
비로소 당신의 여행이 다복하셨음을 살피니, 실로 위안되고 멀리서 사모하는 마음이 있습니다.
- 始 : 비로소
- 審 : 살필 심
- 行李 : 여행 행장(行裝), 여기서는 행적으로 쓰임. 일반적으로는 신 리(履)를 붙여서 쓴다.
尊履 : 선생님의 동행
行履 : 여행하는 근황
學履 : 공부하는 행태, 我問汝學履如何 : 당신의 요즘 학문은 어떠하신가?
政履 : 정치하는 행적
侍履 : 자식이 부모를 돌보는 요즘의 행적
患履 : 앓고 있는 근황
- 實慰遠思 : 실로 위안되고 멀리 사모하는 마음이 있다. 혹은, 멀리서 사모하는 저의 마음을 위로합니다.
家書深荷卽傳多謝多謝
가서심하즉전다사다사
집안의 편지를 바로 전해주신 깊은 은혜를 입었습니다. 감사하고 또 감사합니다.
- 荷 : 은혜 입을 하, 뒤에 목적어가 온다.
- 卽傳 : 바로 전해준
- 多謝 : 대단히 감사하다. 두 번 쓰는 것은 강조용법
前患落傷處已得痊可否
전환락상처이득전가부
전에 앓던 낙상한 상처는 이미 나았습니까, 아닙니까
- 患 : 앓다
- 落傷 : 낙상, 떨어져서 입은 부상
- 痊 : 나을 전
- 可否 : 그렇습니까, 아닙니까
觸冒風雪恐至有愆瞻慮不置也
촉모풍설공지유건첨려불치야
풍설을 무릅쓰시니 (풍설이) 허물 있는 곳에 닿을까 두려워 우러러 염려하는 마음을 둘 데가 없습니다.
- 觸冒 : 무릅쓰다
- 恐 : 두려워하다.
- 愆 : 허물 건
-瞻慮不置 : 우러러 염려하는 마음을 둘 데가 없다.
先生請諡事曲折甚多
선생청시사곡절심다
퇴계 선생의 시호를 청하는 일이 곡절이 심히 많습니다.
- 先生 : 여기서는 퇴계 이황
- 請諡事 : 시호를 달라고 국가에 요청하는 일
愼仲丈備知首末故不復縷縷
신중장비지수말고불복루루
신중 어르신이 처음과 끝을 세세히 알고 있는 고로 다시 누누이 반복하지 않습니다.
- 愼仲丈 : 호가 신중인 어르신인지 둘째 어르신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 備知 : 갖추어 알다. 세세히 알다.
- 首末 : 처음과 끝, 시말(始末)과 같은 뜻
- 故 : 고로, 그런 까닭으로
- 縷縷 : 누누이
缘此議論纷起
연차의론분기
때문에 이 의논에 분란이 있습니다.
- 缘 : 접속사로 쓰임, 때문에
- 纷起 : 분란
幸與逢原十分商量裁處勿令有悔也
행여봉원십분상량재처물령유회야
봉원과 함께 충분하게 헤아려 결정하고 처리해서 후회를 남기지 마시길 바랍니다.
- 幸 : 동사로 바라다
- 逢原 : 여기서는 사람이름
- 十分 : 충분히
- 商量 : 잘 헤아리다
- 裁處 : 결정(재단)하고 처리하다.
- 勿 : 명령문 ~하지 말라
- 悔 : 후회
誠一乞縣之計已左
성일걸현지계이좌
저는 부모가 있는 고향마을에 발령을 받을 계획이 이미 어긋났습니다.
- 誠一 : 편지 쓴 이
- 乞縣 : 부모가 있는 고향 집, 지방 현에 발령을 받도록 간청하는 일
- 左 : 동사로 어긋날 좌
又忝匪據之選此身狼狽
우첨비거지선차신랑패
또 나 같은 사람이 감히 차지해서 안 될 직책을 더럽히게 되었으니 저의 낭패는 말할 수조차 없습니다.
- 忝 : 겸양어, 더럽힐 첨
- 匪據之選 : 나 같은 사람이 감히 차지해서 안 될 직책(관직)
- 此身 : 겸칭, 자신
- 狼狽 : 낭패
不可言也
불가언야
다 말하지 못합니다.
- 편지 마지막에 쓰는 말
柰何柰何
내하내하
어찌합니까. 어찌하면 좋을까요.
- 柰何 : 어찌합니까, 두 번 쓰는 것은 강조요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