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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01 09:23

웃은 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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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렌츠는 인간의 웃음도 간접적인 공격성의 한 형태로 보고 있습니다. 한 무리의 사람들이 어떤 사람을 보고 웃는다면 그것은 위험하지 않게 희생양을 지명하는 하나의 형식이라는 것입니다. 여기에서 곧이어 그 무리의 구성원들 사이의 강한 연대감인 감정이입의 사슬이 나타납니다.


그것이 바로 우리는 잘 모르는 비교행동학적 기원의 메커니즘입니다. "헤로데는 자기 경비병들과 함께 예수를 조롱하며 모욕을 준 다음 화려한 옷을 입혀 빌라도에게 돌려보냈다. 헤로데와 빌라도가 전에는 서로 반목하고 지냈지만 바로 그날 다정한 사이가 되었다." (<누가복음>23:12)라는 구절은 좋은 예입니다. 상징적인 희생양이든 실제의 희생양이든 간에 공동의 희생양은 공범들 사이를 가까워지게 해줍니다. 


르네 지라르 지음 김진식 옮김, <문화의 기원> 155


*

이 구절을 읽은 다음 나는 읽기를 멈추고 나의 웃은 죄를 가만가만 따져보았다. 가만가만 따져보는 것으로 나의 죄 있던 어떤 웃음들은 빈약한 변명의 차양들을 벗어버리고 분명하게 죄의 그늘을 드리우게 되었다. 나는 다시 한 번 독신(獨身)의 윤리를 사유할 수 있게 되었고, 걸어, 그늘을 벗어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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