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죽고마는 날이다
울다가 웃다가 사라질 수밖에 없지 않은가 말이다
꿈도 사랑도 먼 훗날의 기약으로 남아
또, 다시,
첫 횃소리로 함께 하는
봄
다 죽고마는 날이다
울다가 웃다가 사라질 수밖에 없지 않은가 말이다
어제 "절름발이 자라가 천리를 간다 쪽속 소풍"에서 들렀던 봉곡사에는, 깨달음을 얻은 어느 수행자가 자리를 털고 일어나서 노래한 시(悟道誦)가 입간판처럼 서 있었습니다. 그 마지막 구절이 鷄鳴丑時寅日出(축시에닭이울더니인시되자해뜬다)였습니다. 선생님께서 "축시는 귀신들이 돌아다니는 시간"이라고도 알려주셨는데, 축시 지나 인시되어야 사람의 시간이 시작된다는 뜻으로 이어져서인지, 어제 "파별천리봄소풍"은 축시를 "집 안"에 모여서 지냈고 축시 지나 인시에 파했습니다. 이제 해 뜨고 뒤를 돌아보니, 사람이 이 땅에 사는 한 "축시에는 닭이 울고 인시부터 새 날이 시작된다"는, 새삼스럽고, 크고 쉬운 보편의 진리같습니다.
春宵一刻直千金(봄밤짧은시간의값은천금과같다)
축시도, 자시도,
'함께 하는
봄', 이었습니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96 | (희명자 연재) 行知(1) 듣기의 수행성 1 | 희명자 | 2020.04.10 | 211 |
195 | 장독후기(21회) 2023/3/12 1 | 簞彬 | 2023.03.21 | 210 |
194 | Dear Teacher 1 | 燕泥子 | 2022.01.24 | 210 |
193 | [一簣爲山(08)-서간문해설]與李叅奉 2 | 燕泥子 | 2021.08.05 | 209 |
192 | 부재(不在)하는 신 1 | 형선 | 2019.05.22 | 209 |
191 | 그 곳, 그것 그리고 나 1 | 簞彬 | 2022.02.28 | 206 |
190 | [一簣爲山(05)-서간문해설]答百誠之 | 燕泥子 | 2021.07.14 | 206 |
189 | 踏筆不二(4) 1 | 遲麟 | 2019.11.21 | 206 |
188 | 踏筆不二(7) 메타포에 능한 자 1 | 遲麟 | 2020.02.07 | 205 |
187 | 들을 수 없음 1 | 형선 | 2019.04.25 | 204 |
186 | 장독후기(26회) 2023/05/21 | 簞彬 | 2023.06.03 | 202 |
185 | 남성과 여성의 차이에 관한 불편함 1 | 燕泥子 | 2019.07.31 | 202 |
184 | 정신을 믿다 | 는길 | 2023.01.15 | 201 |
183 | 조선 1894년 여름, 여성의 삶과 관련하여 1 | ㅇㅌㅅ | 2020.08.02 | 201 |
182 | 스승과 제자들 | 億實 | 2020.01.16 | 201 |
181 | Luft und Licht heilen 1 | 찔레신 | 2022.08.24 | 200 |
180 | [一簣爲山(02)-서간문해설]與李夢應 2 | 燕泥子 | 2021.06.22 | 200 |
179 | 踏筆不二(5) 復習 | 遲麟 | 2020.01.06 | 199 |
178 | 밖은 없다 1 | 지린 | 2023.05.22 | 198 |
177 | 소유 | 懷玉 | 2022.01.27 | 198 |
그대도 사랑도 오늘의 언약이 되어
또, 다시,
첫 횃소리로 함께 하는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