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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연극 속에서 드러나는 본심혹은 애초에

 연극적인 본심

 

이것보다 더 나은 증거를 잡을 수 있을 게다. , 연극이다. 연극 속에서 왕의 본심을 캐내고야 말겠다.(햄릿)

연극적 반복 속에 본심이 드러난다는 것, 혹은 외상적 체험이 연극하는 모든 자에게 그 존재의 흔적(‘아무리 멀리 있어도 가까이 나타난다는, 흔적)이 된다는 것은 정신분석의 매개를 거치지 않고서도 충분한 지적이지요. 그러니까, 하이데거식으로 말하자면, 현존재가 아니라 연극이 말을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조금 더 중요한 지적은, 본심이 워낙 연극적이었다는, 가장 심오한 피상의 아우라."

                                                  동무론176p

    

               <연극적 실천>이 주는 그 무엇

 

새로운 언어가 존재에게 주는 울림은, 과거의 존재를 오늘로 이끌어내고 오늘의 존재에게 다시 미래를 열어주는 열쇠와 같습니다과거의 에게 매어 있는 존재. 특히, 주체적이지 못한 삶을 살며 변화한다는 것에 대한 저항감이 있던 자에겐 더욱 그렇습니다. 주체적인 삶을 지향함에, 주체적으로 살고자하는 변화를 위한 새로운 언어 <연극적 실천>이 주는 울림은 특히나 유용하게 다가옵니다.

 

과거에 매어 있는 존재가 있습니다. 이는 과거의 정체성에 나를 붙박아 둔 채 오늘을 살고 미래를 꿈꾸는 존재입니다. 오늘을 려고 하니, 익숙했던 과거의 내가 따라붙고 가보지 못한 미래는 어느새 오늘이 되어 다시 과거의 나로 나를 붙박아 둡니다. 과거에 머물러 있음은 변화 없음. 익숙한 곳에 나를 놓아두며 끊임없이 시간의 흐름을 놓쳐버리는 어리석음입니다.

      

연극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나인지 아니면 연극을 하고 있는 것이 나인지"

 (623K님 강론 중)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 나일까요? 행하고 있는 것이 나일까요? 생각하는 나와 행하는 나가 다르다는 것에 왠지 모를 죄의식까지 느끼던 존재에게 <연극적 실천>이라는 새로운 누빔점은 그 죄의식이 다분히 상상적이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줍니다. 그것은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닌 어떤 삶을 살 것인가에 대한 선택의 문제라는 사실을 알려주기 때문입니다.  <연극적 실천>은 애초에 과거(생각)와 미래(행동), 이미 같지 않다는

사실을 전제로 한 언어입니다. 그래서 <연극적 실천>은 과거와 미래의 같기를 연극적으로나마 실천함으로 인해 그 과거와 미래의 거리를 좁혀나가는 것이라는 사실을 단박에 알려줍니다. 연극을 함으로 연극은 본심이 되고 본심은 다시 연극이 됩니다. 연극이 본심이었는지 본심이 연극이었는지는 실천함으로 이미 본심으로 귀결됩니다. 그래서 오늘을 사는 것이,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닌 그저 선택의 문제가 된다는 것을 알게 된 존재에게 <연극적 실천>은 과거의 나로부터 풀려나고 미래의 나에게 발담그는 것에 대한 저항감을 줄여주는 언어가 됩니다.

 

<연극적 실천하기>라는 언어는 저에게 의심하지 않고 실천하기라는 말로 들려오기도 합니다. 끊임없는 의심 속에 나를 놓아 둔 채 의심하는 줄도 모르고 살아왔지만 연극적 실천하기를 만남으로 인해 연극을 견결히 하는, 다시 말해서 나를 의심하지 않고 실천하면 오늘을 살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해줍니다.

 

연극적 실천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으면 <약속><알면서 모른체하기>가 자연히 함께 떠오릅니다. 과거에 붙박힌 채, 미래를 선취하려는 과욕’(동무론 116p.)인 약속은 <연극적 실천>을 실행하려는 자에게 실행의 견결성을 나와 <약속>함으로 지속가능하게 해줍니다. 약속은 과거에 붙박힌 나에게 미래를 취할 수 있게 해주는 형식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약속>의 견결성과 지속성을 이루어 나아가면서 의식하게 되는, 과거와 미래 사이의 다름의 넓이를 곁눈으로 살피게 만드는 요령인 <알면서 모른체 하기>는 과거와 미래를 어리눅게 하는 요령의 문제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연극적 실천> <약속> <알면서 모른체하기>가 주는 울림을 제가 제대로 이해하고 받아들였는지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저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언어를 만남으로 인해 새로운 누빔점이 생기고, 가감(加減) 없이 의도한 그대로 놓아둘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입니다.  

 

<연극적 실천>을 누빔점 삼아 과거와 미래가 아닌 오늘을 살 수 있을 거라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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