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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sten to my question. (제 질문을 잘 들으세요)

 

敬以 (살다쓰다-吾問-2)

 

     “제 질문을 잘 들으세요(Listen to my question)”

 

이 말은 미국의 물리학자 리처드파인만(1918~1988)이 인터뷰에서 누군가의  질문에 답한 대답의 시작이었습니다. 

1965년에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한 그는 알베르트 아인슈타인과 함께 20세기 최고의 물리학자라고 불리우는 과학자입니다

(질문 : 두 개의 자석을 들고 서로 밀었을 때 서로 밀치려는 느낌을 느낄수 있잖아요. 이때 두 자석 사이에 느껴지는 그 느낌은 무엇인가요?” ) 

 

1. 이해 오해


  저는 이 말을 듣자마자 곧 다시 한번 스스로에게 질문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나는 누군가의 질문을 잘 들으려고 했던 적이 있던가?’

그질문은 다시 나는 들으려는 대화를 했던적이 있던가?’ 하는 질문이 되어  대화속 스스로의 자리를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기억속 대화들은  일방통행이거나 혹은 평행선 이었습니다. 너무나도 이상했습니다. 30년 이상을 살아오면서 주고받은 많은 말들이나  질문을 생각해본적이 없다는 것이 말입니다.


  처음엔 분명 토론이었는데 싸움이 되고 상처로 남아있는 어떤 대화들이 생각났습니다. 사건이 되어버린 그 대화속에 뭔가 빠진 것이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혹은 그녀들의 질문이 생각나지 않은 것이 그 이유였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대화가 어떻게 진행되었던 것일까요


   언어게임(비트겐슈타인)을 하고 있어 그런거라는, 상상계(라캉)때문이라는 말을 가져와 오해가 당연하다는 말들을 앞세워 이해로 가기 위한 길의 문을 닫아버렸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질문을 하면서도 질문을 받는 사람의 자리는 없었으니까요. 그저 순수하게궁금하다고 느낀 것을 질문했을 뿐이라는 말을 살펴보니,  그곳에는 무지한 이기심만 남아있는것 같습니다. 


2. 無知 認知

 

이 인터뷰에서 리처드파인만은 재미있는 대답을 해나갑니다.

제 질문을 잘 들으세요. 뭔가 느껴지는게 있다고 하셨는데 그게 무슨 의미입니까? 당연히 뭔가 느껴지겠죠.

그래서 뭘 알고 싶으신 거죠? (Now what do you want know?)

 질문은 물론 합리적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는 당신이 질문을 할 때 그러니까 어떤 현상이 왜일어나는가? 라는 질문을 던졌을 때 대답하는 사람이 어떻게 답변을 해야할까요? 예를 들어보죠.

미니 이모가 병원에 있습니다. 왜죠? 왜냐하면 미끄러지셨거든 이모가 외출하셨다가 얼음 바닥에 미끄러지셔서 고관절이 부러지셨어. 이정도만으로도 사람들은 납득합니다. 그러나 다른 행성에서 온 외계인은 이런 것들을 전혀 모를테니 이정도 답변으로는 납득이 가지 않겠죠. 우선은 고관절을 다치면 왜 병원에 가야 하는지를 알아야 할 테니까요.

이모가 고관절을 다치셨는데 병원에는 어떻게 가신거죠?

그건 이모부가 고관절이 부러진 이모를 보고는 병원에 연락을 취해 사람을 보내 이모를 병원으로 이송한 거지. 우린 이런 과정을 다 이해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라는 질문에 설명할 때에는 서로가 참이라고 납득하는 일련의 범주안에서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라는 질문이 끊임없이 이어질 테니까요.

남편은 왜 병원에 전화를 걸었죠? 그건 남편이 아내의 건강에 관심이 있기 때문인데 모두가 그런건 아니야. 아내의 건강에 관심이 없는 남편들도 있으니까 술에 취해있거나 화가 나 있는 경우엔 말이야. 이런식으로 점점 더 이세상에서 일어나는 복잡한 현상들에 흥미를 가지게 되겠죠.

이에 대해 계속해서 알아보고자 한다면(If  you  try  to  follow  anything  up) 더욱더 깊고 다양한 방향으로 파고들테니까요. 예를 들어 이모는 왜 빙판길에서 미끄러지셨죠? 라고 묻는다면 그건 빙판이 미끄럽기때문이야. 이건 누구나 알고 있기에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왜 빙판이 미끄러운지를 묻는다면요? 이건또 궁금합니다. 빙판이 굉장히 미끄럽다는 건 또 매우 흥미롭잖아요. 그래서 어떻게 그럴수 있냐고 묻습니다. 이때 물어본 사람은 빙판은 미끄럽다는 답변만으로 충분해요. 그것만으로 설명이 되네요. 라는 반응을 보일수도 있고 아니면 여기서 더 나아가 빙판은 왜 미끄러운지 물을수도 있는데 이 경우 또 다른 무언가에 휘말리게 됩니다. 왜냐하면 얼음만큼 미끄러운건 그리 많지 않으니까요. 고체인데 이렇게 미끄러운 경우라니? 그건 왜냐하면 빙판의 경우 우리가 그 위에 서게 되면 사람들이 말하기를 순간적으로 가해진 압력이 얼음을 살짝 녹이기 때문에 우리가 순간적으로 물 표면위에 올라타게 돼 미끄러진다는 겁니다. 근데 왜 빙판만 그렇고 다른건 그렇지않은거죠? 왜냐하면 물은 얼면 팽창하게 되는데 이때 압력이 가해지면 팽창하는 걸 멈추려 들고 빙판을 녹이기 때문이지. 얼음은 녹는게 가능하지만 다른 물질은 얼게 되면 금이 가게 되고 이때 압력을 가하면 그때는 고체의 상태라기에는 좀 그렇잖아. 왜 물은 얼면 팽창하는데 다른 물질들은 팽창하지 않는 건가요?

 

아시겠나요?

저는 지금 당신의 질문에 답하기보다는 라는 질문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말씀드리고 있는 겁니다. 우선은 자신이 이해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야 하겠고 이해하고 알게 된 것을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하며 이해하지 못한 것도 인정해야 하니까요. 조금전에 예시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제가 라는 질문을 많이 하면 할수록 점점 흥미로워지잖아요. 이건 제 생각인데 더 깊게 파헤칠수록 점점 더 흥미로워지는 것같거든요. - 인터뷰내용 -

 

知之爲知之, 不知爲不知, 是知也

(아는 것을 안다고 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것, 이것이 아는 것이다) 논어-위정(爲政)

소통이 불통이 되어버리는 어떤 사건은 우리에게 양쪽의 개입을 살필수 있게 해줍니다. 무지의 의지(프로이트) 때문에 우리가 모르는 것을 아는 것은 어려운 일이거나 혹은 죽을때까지 모를수도 있는 일이 될지도 모르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아는 것이 어디쯤인지를 설명하는일은 어쩌면 이해를 위한 작은 실천이 될수 있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자신이 아는 것을 언어화 하는 것은 그리 쉽지만은 않은것같습니다. 그래서  희미한 결핍으로, 그 결핍이 욕망으로, 남아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결핍이 남긴 그 욕망이 선용(善用)되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조금 더 살펴진 사유와 다듬어진  언어화’로 어떤 불통의 대화를  소통으로 조금씩 이동시킬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파인만.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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