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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회 속속에서 함께 읽을 우리 한시는
유영길(柳永吉, 1538~1601)의 <詠舂杵女절구질하는여자를노래하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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玉杵高低弱臂輕
羅衫時擧雪膚呈
蟾宮慣搗長生藥
謫下人間手法成
옥같은절굿공이올리고내리는여린팔은가볍고
비단적삼들릴때는눈같은살드러나도
달나라궁전에서찧어왔던장생약
귀양온인간으로야솜씨와법을이루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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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화가 피고 날이 쌀쌀해지면 우물가에 감나무 잎 떨어지는 소리도 들렸습니다.
콩 삶는 냄새가 나서 부엌으로 가보면 엄마는 무쇠솥뚜껑을 열었습니다.
솥 안에는 삶은 콩이 가득 차 있었습니다. 엄마는 돌절구에 삶은 콩을 부어놓고 옆집 여자와 쌍절구질을 했지요. 절구질을 할 때마다 그녀들의 잇새 사이로 씻, 씻, 하는 소리가 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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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으로 귀향 온(謫下人間) 그녀들은 다 돌아갔습니다.
“복되고 영화로운 삶(福祿)을 다한 후에”(茶山) 돌아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