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2019.01.15 23:22

절망으로

조회 수 262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그림2.png


원한 건 상식이었다. ()되어가는 삶의 긴 여정에서 자신을 비워 요구에 응하고자 했다. 나는 그()의 애씀을 안다. 그런데 잠시 그()응함이 합리적으로 융통된 자리에 날아든 비난. ()가 겨우 기대한 게 상식이었기에, 상식 밖의 비난이 조금 아팠고 그래서 침묵했다. 그게 상식일지언정 줄 수 없는 상대의 진실을 외면-기대하는 오래된 개입이 선연해졌다.

  

왜 기대하는 것일까? 기대한 탓에 초라해지는, 애쓴 탓에 서러워지는, 그 기이한 도착에서 어떻게 풀려날 수 있을까? 얼마나 절망해야 기대하지 않을 수 있을까? 아니, 절망을 깊게 겪지 못할까

절망 속에서 상대와 나의 한계가 자명해졌던 시간을 지나왔다. 그래도 또 기대하는 의존성. 그쪽에 길이 없음을 얼마나 더 확인해야 할까,

이제 그만 서러움과 원망을 모른 체하며 상대를 지목한 손을 거두고, ‘라는 절망으로 영영 진입할 수는 없는 것일까? 그리고, 어떻게 절망해야, 기대(냉소)하지 않으면서 희망을 살필 수 있는 걸까?

  


일단, 절망을 겪자. 상식을 지킬 수 없는 세속의 절망을

누군가에게 절망이었던 나를. 라는 절망을.



*   *   *


“‘인간만이 절망이라고 했건만, 그 인간의 정신에 빛이 깃들 수 있는 희망을 살폈다. 현실에 터하면서도 

그 현실성이 가능성과 어울리는 길목을 더듬었다. 우주와 세상의 변화 앞에서 자기 생각을 낮추며

굳이 이해를 구하지 않고 오히려 더불어 되어가고자 애썼다.“

(<집중과 영혼>,서언)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96 <조선, 1894 여름> 의제 지린 2020.07.30 55
295 “조선, 1894 여름” 의제 冠赫 2020.07.30 65
294 [一簣爲山(20)-서간문해설]與吳生 file 燕泥子 2023.02.06 67
293 82회 속속을 준비하는 의제, 희명자 2020.07.30 69
292 吾問(4) 거울놀이 file 敬以(경이) 2020.10.02 85
291 [一簣爲山(21)-서간문해설]答琴聞遠 1 file 燕泥子 2023.04.18 86
290 161회 속속 낭영과 NDSL사이] 짧은 베트남 여행기 - 그들은 화를 내지 않는다. 유재 2024.04.12 86
289 글속길속 147회, ‘말하기 심포지움’ 별강문 는길 2023.02.18 93
288 踏筆不二(2) file 遲麟 2019.11.05 95
287 茶房淡素 (차방담소)-4 효신 2020.10.18 96
286 149회 속속(2023/03/18) 후기 file 윤경 2023.04.13 96
285 장독후기(23회) 2023/4/9 簞彬 2023.04.22 96
284 踏筆不二(12) 聖人의 時間 file 지린 2020.04.15 98
283 始乎爲士終乎爲聖人 희명자 2020.09.19 98
282 踏筆不二(24) 다시, 달 지린 2020.11.09 100
281 學於先學2-1_ 공자와 공자를 배운다는 것(서론) 肖澹 2020.09.11 101
280 길속글속 147회 '말하기 심포지움' 별강문 --- 말을 할 수 있었다면, 肖澹 2023.02.17 103
279 茶房淡素 (차방담소)-3 효신 2020.10.04 104
278 153회 속속(2023/05/13) 후기 file 고하(皐霞) 2023.05.26 105
277 行知 연재 종료, 희명자 2020.10.09 106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5 Next
/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