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죽고마는 날이다
울다가 웃다가 사라질 수밖에 없지 않은가 말이다
꿈도 사랑도 먼 훗날의 기약으로 남아
또, 다시,
첫 횃소리로 함께 하는
봄
다 죽고마는 날이다
울다가 웃다가 사라질 수밖에 없지 않은가 말이다
어제 "절름발이 자라가 천리를 간다 쪽속 소풍"에서 들렀던 봉곡사에는, 깨달음을 얻은 어느 수행자가 자리를 털고 일어나서 노래한 시(悟道誦)가 입간판처럼 서 있었습니다. 그 마지막 구절이 鷄鳴丑時寅日出(축시에닭이울더니인시되자해뜬다)였습니다. 선생님께서 "축시는 귀신들이 돌아다니는 시간"이라고도 알려주셨는데, 축시 지나 인시되어야 사람의 시간이 시작된다는 뜻으로 이어져서인지, 어제 "파별천리봄소풍"은 축시를 "집 안"에 모여서 지냈고 축시 지나 인시에 파했습니다. 이제 해 뜨고 뒤를 돌아보니, 사람이 이 땅에 사는 한 "축시에는 닭이 울고 인시부터 새 날이 시작된다"는, 새삼스럽고, 크고 쉬운 보편의 진리같습니다.
春宵一刻直千金(봄밤짧은시간의값은천금과같다)
축시도, 자시도,
'함께 하는
봄', 이었습니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81 | 산책_ 외출 2 | 허실 | 2020.05.18 | 177 |
80 | 사랑, 사랑 누가 말했나 2 | 토우젠 | 2020.05.15 | 316 |
79 | 진료실에서의 어떤 기억 2 | 해완 | 2020.05.12 | 250 |
78 | 踏筆不二(13) 牧丹開 1 | 지린 | 2020.05.12 | 198 |
77 | 行知(3) 서재 2 | 희명자 | 2020.05.08 | 315 |
76 | The truth about my refrigerator, Kimchi/ Carla Lalli Music 2 | 찔레신 | 2020.05.07 | 37513 |
75 | 녹색당 생각 | 토우젠 | 2020.05.06 | 204 |
74 | わたしは燕泥子です 1 | 찔레신 | 2020.04.28 | 319 |
73 | 行知(2) '순서'와 '절차'라는 것 3 | 희명자 | 2020.04.24 | 323 |
72 | 비 오는 월요일의 단상 2 | 해완 | 2020.04.20 | 274 |
» | 제목 3 | 토우젠 | 2020.04.18 | 248 |
70 | 踏筆不二(12) 聖人의 時間 | 지린 | 2020.04.15 | 170 |
69 | (희명자 연재) 行知(1) 듣기의 수행성 1 | 희명자 | 2020.04.10 | 304 |
68 | 踏筆不二(11) 米色 2 | 遲麟 | 2020.04.01 | 206 |
67 | 踏筆不二(10) 破鱉千里 3 | 遲麟 | 2020.03.22 | 240 |
66 | 전통, 그 비워진 중심_'세 그루 집'(김재경) 평문 | 榛榗 | 2020.03.11 | 693 |
65 | How the Coronavirus Can and Cannot Spread/ <New York Times> 1 | 찔레신 | 2020.03.06 | 12227 |
64 | 踏筆不二(9) 돌 | 遲麟 | 2020.03.03 | 193 |
63 | (속속) 연극성(Theatricality)과 진정성(Authenticity) | 榛榗 | 2020.02.26 | 866 |
62 | <틈셋학교>를 연기합니다, | 희명자 | 2020.02.21 | 409 |
그대도 사랑도 오늘의 언약이 되어
또, 다시,
첫 횃소리로 함께 하는
봄